‘14년 만에 최고난도’ 국어가 정시 당락 좌우… 상위권 변별력↑

입력
2018.12.04 19:30
수정
2018.12.04 23:5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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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시 최저학력기준 못 맞춰 불합격 늘 듯… 중위권 경쟁 치열, 수능 외 요소 적극 활용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결과가 발표된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수험생들이 정시모집 배치참고표를 보며 진학상담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결과가 발표된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수험생들이 정시모집 배치참고표를 보며 진학상담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올해 대학입시 정시모집에서는 국어영역 점수가 당락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4일 공개된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 일부 탐구영역을 제외한 모든 영역의 난도가 높았던 ‘불수능’으로 드러났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어렵게 출제됐던 국어영역 표준점수가 급상승하고 등급간 점수차도 커졌기 때문이다. 수시전형 최저학력기준으로 주로 활용되는 영어영역 역시 난도가 높아 1등급 비중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수시에 탈락한 뒤 정시에 도전하는 인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어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표준점수 최고점이 134점에서 150점으로 무려 16점이나 높아졌다. 1등급 컷은 128점에서 132점으로 상승했다. 2005학년도 이후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대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원점수 500점 만점으로 치러지는 현행 수능체제가 도입된 후 가장 어려웠던 셈이다.

이처럼 국어의 표준점수가 높아지면서 상위권의 경우 계열과 상관없이 국어 점수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수학과목이 어렵게 출제됐다지만 국어만큼 표준점수가 높지 않아 같은 1등급을 받아도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국어 표준점수와 수학 가형 표준점수 격차가 무려 17점”이라며 “특히 자연계열 수험생들은 국어를 못 보면 수학 가형이나 과학탐구 과목 점수 등으로 만회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다만 수능이 어렵게 출제돼 변별력이 높은 만큼 상위권 수험생들은 소신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학 가형을 제외한 주요영역 1등급 비율이 감소했고 특히 국어 표준점수 상승으로 정시에서 상위권 수험생의 변별력은 지난해에 비해 커질 것”이라며 “상위권 수험생들은 안정적으로 대학을 선택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워졌다”고 말했다.

영어 과목이 어렵게 출제된 것은 수험생들에게 중요한 변수다. 영어는 정시에서 등급 반영이 적어 다른 과목에 비해 당락에 중요한 역할을 하진 않지만 수시모집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으로 자주 활용되기 때문이다. 영어 1등급 비중이 지난해보다 대폭 줄어들면서 1ㆍ2등급을 받은 학생 수도 5만3,232명 줄어들었는데, 입시업체들은 올해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채 불합격하는 수험생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수시모집 정원이 채워지지 않고 그 인원이 정시로 이월되면 합격선이 달라질 수 있다”며 “수시이월인원이 발표되는 27일 이후 대학별ㆍ학과별 최종모집인원을 파악해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위권간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영어 최저학력기준은 주로 중상위권 대학에서 반영하는데, 이들 대학 수시에 불합격한 수험생들이 정시에 재도전하게 되면 중상위권 수험생간 경쟁률이 높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점수가 서로 비슷한 중위권의 특성상 동점자간 차이를 가르기도 쉽지 않다. 국어 외에 다른 과목의 영향력이 대폭 축소되면서 합격ㆍ불합격 예측도 더욱 어려워졌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어떤 과목을 반영하는지, 표준점수와 백분율 중 어떤 지표를 활용하는지 등 대학별 전형에 맞춰 자신의 유불리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며 “학생부 성적 반영 여부 등 수능성적 외에 장점을 끌어올릴 요소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게 좋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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