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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중근의 솔직 고백 “선수 시절 지켜주고 버텨준 아내에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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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해설위원 인생 2막 준비
‘봉의사’ 봉중근(39)은 야구 실력과 화끈한 팬서비스 덕에 LG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선수 중 한 명일 것이다. 현역 은퇴를 한 지 50여 일, 21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만난 봉중근은 은퇴를 결심하기까지 고민과 현역 생활을 마친 소회, 그간 밝히지 않았던 가정사까지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은퇴식에서 후배 투수 고우석이 눈물을 펑펑 쏟았다. 봉중근은 “(고)우석이와 함께 지낸 건 3주 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렇게 우는 걸 보니 나도 이상훈 코치님을 보고 야구를 시작했던 때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선수 생활을 더 오래 하고 싶었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4월 1군 복귀를 앞두고 등판한 두산과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어깨 인대를 다쳐 고심 끝에 수술을 택했다. 그는 “7월쯤부터 이미 몸 상태에 한계를 느꼈고 미련은 없었다”면서 “다만 과분한 사랑을 준 팬들 앞에서 마지막으로 1이닝이라도 던지고 싶어서 복귀라기보다 은퇴 경기를 꼭 하고 싶었는데 그게 아쉽다”고 말했다.
1세대 메이저리거 출신인 봉중근은 2007년 국내로 돌아와 연고팀 LG 유니폼을 입고 전성기를 열었다. 2008년부터 선발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 2012년부터는 마무리로 변신해 3년 연속 20세이브 이상을 올렸다. 2013년에는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38세이브)도 수립하며 LG를 11년 만의 포스트시즌으로 인도했다.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그를 전국구 스타로 올려 놓은 무대였다. 당시 스즈키 이치로에게 굴욕을 안긴 날카로운 견제도 화제가 되면서 ‘일본 천적’으로 떠오른 봉중근에겐 안중근 의사를 빗댄 ‘봉의사’란 별명이 생겼다.
야구 선수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그 즈음 봉중근에겐 그늘이 있었다. 스물 다섯 살의 어린 나이에 시작한 첫 번째 결혼에 실패해 방황하던 때에 손을 내밀어준 사람은 지금의 아내 최희라(43)씨다. 봉중근은 “흠잡을 데 없는 사람인데 공인의 재혼 상대라는 이유로 숨어 지내듯 살아야 했다”고 말했다. 최씨와 사이에 태어난 아들 재민군도 벌써 일곱 살이 됐다. 은퇴 전까지 몇 차례 고비를 넘기고 복귀와 재활을 이어간 것도 아내가 곁을 지켜준 덕이라고 했다. 그는 “그 동안 선수 봉중근을 위해 버텨 준 아내를 위해 조만간 결혼식도 올릴 생각이다”라면서 “이제 가족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는 이제 해설위원에 도전한다. KBS N스포츠와 최근 계약을 마친 그는 벌써 사내 해설위원진에서 ‘족집게’로 통한다. 봉중근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한국시리즈 우승팀까지 모두 맞힌 유일한 사람이었다”고 웃었다. 그는 “외부에서 야구를 볼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좋은 경험을 하고 현장에 돌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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