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이냐 존치냐’ 정선 가리왕산 운명은

입력
2018.11.2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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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천년의 숲’이라 불리던 정선군 가리왕산 중봉에 건설한 정선 알파인센터. 강원경찰청 제공
평창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천년의 숲’이라 불리던 정선군 가리왕산 중봉에 건설한 정선 알파인센터. 강원경찰청 제공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전면 복원이냐, 관광자원 활용이냐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강원 정선군 가리왕산 알파인스키 경기장의 운명이 조만간 결정된다.

강원도는 30일 열리는 산림청 중앙산지위원회에 정선 알파인 경기장 복원 및 존치계획을 제출할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강원도는 가리왕산 81㏊ 가운데 95.6%인 77.6㏊를 복원하고 곤돌라 등 일부 시설물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과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을 공동 유치하려면 알파인 센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비칠 것으로 보인다.

평창올림픽 알파인스키 활강, 슈퍼대회전 경기가 열린 정선 가리왕산은 ‘천년의 숲’이라 불리는 곳이었다. 슬로프를 만들기 위해 나무 수만 그루가 베어졌고, 축구장 190여 개에 해당하는 면적이 사라졌다. 당시 강원도는 대회가 끝난 뒤 산림 복원을 약속하고 공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올림픽이 끝난 뒤 강원도가 전면 복원보다는 곤돌라 등 일부를 존치시키겠다고 밝히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산림청, 환경단체는 전면 복원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정선군 번영회 등 지역사회단체는 올림픽 시설 활용에 찬성하고 있다.

강원도는 앞서 지난달 산림청에 알파인경기장에 들어선 국유림 사용기한을 2023년 8월까지 연장해달라고 요철했으나 거부 당했다. 일각에선 허가 기간인 올 연말까지 강원도가 올림픽 시설을 철거하지 않는다면 산림청이 행정대집행에 나서야 한다는 강경론도 나온다.

환경단체와 진보 정당은 정선 알파인센터 착공이 복원을 전제로 한 개발이었다는 점을 들어 신속히 전면 복원에 나설 것을 주장하고 있다.

정의당 강원도당은 성명서를 통해 “환경올림픽을 하겠다는 강원도의 약속이 아주 쉽게 뒤집어졌다”며 “가리왕산 곤돌라 운영에만 연간 13억원이 필요하다는 용역결과가 나오는 등 시설 존치 시 골칫거리로 전락할 우려를 곳곳에서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원도의 고위 관계자는 “200억원을 들여 설치한 곤돌라를 제대로 운행해 보지 못하고 수십억원의 예산을 철거하는 것은 사회적 비용 낭비”라며 “올림픽 시설을 합리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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