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비핵화 진전 없으면 한미훈련 재개 가능” 일본에 전달

입력
2018.11.13 10:14
수정
2018.11.1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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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의 일환인 육군 55사단 기동대대 공중강습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의 일환인 육군 55사단 기동대대 공중강습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 속에서 중단했던 대규모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관련, “북한의 비핵화에 진전이 없으면 내년 봄에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일본 측에 전달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13일 보도했다.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간 협상이 장기간 교착 국면에 빠진 가운데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이날 복수의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측 당국자가 지난 9월 이후 수 차례에 걸쳐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한국 국방부는 현재 한미 연합훈련 재개 여부를 12월1일 이전까지 결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이에 앞서 북한에 군사적 압박을 가하기 위한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는 생각을 일본 측에 설명한 것이라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이어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유지를 강하게 주장하는 일본 정부에선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자세가 드러났다고 판단,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미측 당국자가 재개 가능성을 언급한 한미 연합훈련은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훈련이다. 키리졸브 연습은 연합방위태세 점검과 전쟁 수행절차 숙달에 중점을 두고 있고, 독수리 훈련은 실제 병력과 장비가 동원되는 야외기동훈련(FTX)이다.

일본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전향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표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내에선 미국이 북한에 대한 상당한 정도의 압력을 행사하지 않으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할 수 없다는 견해가 많다고 통신은 전했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북미 협상이 진전하지 않는 가운데 대규모 훈련을 계속 중단한다면 북한을 이롭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협상 기간에는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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