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속기의 미래, CVT와 DCT는 과연 어떻게 될까?

입력
2018.11.12 09:08
전환점을 맞이한 CVT와 DCT는 과연 어떻게 될까?
전환점을 맞이한 CVT와 DCT는 과연 어떻게 될까?

자동차 업계의 기술 발전은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뉘게 된다.

하나는 다른 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하는 것이며 또 하나는 '시장의 판매'를 위한 규제를 충족하기 위함에 있다. 표면적인 설명이야 어쨌든 '필요에 의한' 발전임에는 분명하다.

예시로 들 수 있는 것이 지난 1950~1960년대의 '출력 경쟁'의 시대에 가파르게 성장한 엔진 기술이 바로 그것이며 1980년대의 '오일쇼크' 시기에 '생존을 위한 효율성 개선'이 또 다른 예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최근 자동차 업계는 또 다른 과제를 부여 받았다.

바로 효율성과 배출가스 개선에 대한 '강력한 규제'라는 것이다. 물론 이 두 가지 과제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온 것이지만 지금의 규제, 그리고 앞으로 적용을 '예고한' 규제는 과도할 정도로 냉정하고 엄격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일까? GM의 수장인 메리 바라는 "자동차 및 자동차 관련 업계는 지난 50년 동안의 변화, 발전보다 향후 5~10년의 변화와 발전이 더욱 크고 많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대대적인 체질 개선과 기술 개발 등을 예고했다.

변속기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처럼 새로운 기술 개발, 혹은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변속기에 대한 향후 전망에 많은 이목이 주목되고 있다.

특히 CVT가 자주 언급되며 주가가 연일 상승하고 있다. 사실 CVT는 이미 70년대부터 그 가능성과 기능적인 '우수성'을 인정 받았지만 막상 시장에서는 그리 입지를 다지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개발 당시는 물론이고 최근까지도 풀리와 가변 기어비를 구성하는 구조로 인해 허용 토크의 물리적인 한계를 갖고 있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하는 내구성의 문제 그리고 특유의 주행 질감 등의 아쉬움 등을 단점으로 지적 받아 '기존의 토크 컨버터 변속기' 이상의 매력을 어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기술 개발과 소재의 발달 등이 더해지며 CVT의 단점이 빠르게 상쇄되고 강점이 더욱 강화되며 다시 한 번 주요 화제로 떠오르게 되었다.

좋은 예로 들 수 있는 것이 바로 닛산-르노-미쓰비시 얼라이언스가 애용하는 엑스트로닉 CVT와 쉐보레 스파크에 적용된 C-Tech라 할 수 있다. 두 CVT는 모두 자트코에서 개발, 공급하는 변속기로 시장에서의 평가 또한 워낙 좋은 상황이다.

단점이 대대적으로 개선된 덕에 CVT 특유의 '주행 상황에 맞는 최적의 기어비'에서 연출되는 우수한 효율성과 '동력 차단'이 존재하지 않기에 느낄 수 있는 '부드러움'이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실제 엔지니어링 컨설팅 업체 'FEV'는 자사의 연구 및 자료 수집을 통해 향후 변속기의 비율을 예측하며 향후 CVT의 비중이 계속 상승하여 오는 2020년은 물론 2030년에도 20%의 변속기 시장 점유율을 가져갈 것이라 판단했다.

또한 '전동화의 트렌드'에도 부합한다는 것이 CVT의 강점이다. 하이브리드 명가로 불리는 토요타그룹의 경우에는 아예 하이브리드를 위한 'e-CVT'를 선보이고 있고,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세대 교체'를 외치고 있는 혼다 또한 'CVT'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자트코 또한 전동화에 발맞춰 하이브리드 사양의 CVT를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으니 향후 CVT의 적용 범위와 그 비중은 FEV의 예측보다도 더 커질 수도 있다.

이런 추세에 발 맞춰 현대차는 '스마트 스트림'이라는 표현을 통해 IVT로 명명한 CVT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GM은 미국의 여러 언론을 통해 '쉐보레 브랜드를 비롯해 GM 내 다양한 차량에게 다단화도니 변속기와 CVT를 적용해 효율성 개선을 이뤄낼 것'이라고 향후 변속기 전략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특히 GM은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과 기존 토크 컨버터 방식의 변속기보다 더욱 작고 가벼운 CVT의 조합을 통해 경량화를 통한 효율성 개선은 물론이고 CVT 고유의 특성을 통해 엔진이 갖고 있는 출력을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주행 만족감을 끌어 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듀얼 클러치는 '그들 만의 전유물'로 머무를까?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선망의 대상, 혹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변속기는 '듀얼 클러치 변속기(이하 DCT)'라 할 수 있다. DCT는 말 그대로 두 개의 클러치를 통해 기존 토크 컨버터 방식의 변속기 보다 더 빠른 변속과 우수한 효율성을 보장한다.

부피가 크고 또 제작 단가 자체가 높은 편이라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된 독일 및 일부 브랜드들은 자신들만의 DCT를 다양하게 선보이며 '스포티한 감성'과 '효율성의 이점'을 공존시켰다는 이미지를 선점하는 효과를 누렸다.

실제 BMW의 경우에는 'M-DCT'라는 별도의 변속기 브랜드 네이밍을 가져갈 정도로 DCT에 대한 자신감과 특별함을 '연출'하며 대중들에게는 'DCT = 명품' 혹은 'DCT = 진리'와 같은 이미지를 부여했다.

하지만 최근 BMW는 신형 M5에 DCT의 적용을 포기하고 토크컨버터 변속기를 적용하고 '기술적인 연출'을 통해 'DCT 특유의 변속 충격'을 연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DCT가 가진 물리적인 한계를 개선하는 것보다 '토크컨버터를 튜닝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BMW M5는 물론 BMW M과 유사한 포지셔닝을 갖고 있는 캐딜락 V와 재규어 'SVR' 등 또한 '변속 속도를 대대적으로 개선한' 토크 컨버터를 통해 압도적인 주행 성능을 연출하고 있으니 DCT에 대한 의문 부호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M5의 토크 컨버터 적용에 있어 M-DCT를 진리라 외치던 이들은 어느새 'M5 변속기 대단하다'라며 주장을 바꾸고 있어 브랜드의 부담이 덜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높은 허용 토크 확보하는 기술적인 과제와 반대로 '다시 한 번 발전하고 있는 토크컨버터 자동 변속기의 시대'가 조합되니 DCT는 '니치' 시장이라 할 수 있는 일부 차량에게만 제한될 것이라는 예측이 따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다른 의견도 있따. 실제 현대차의 경우에는 IVT라는 이름으로 CVT의 적용 비율을 높이고는 있지만 또 그 이면에는 DCT를 곳곳에 적용하며 스포티함과 효율성의 공조을 도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아직 DCT의 미래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결국 선택은 완성차 업체의 몫

자동차 업계의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 업계에서는 미래 변속기의 중심은 여전히 '다단화된' 토크컨버터 방식이 될 것이라는 건 공통된 판단이나 향후 CVT와 DCT에 대해서는 상반된 입장을 갖고 있다"라며 "실제 FEV와 같이 CVT 쪽에 무게를 두는 곳도 있고, 모 업체처럼 DCT 쪽에 무게를 두는 업체도 분명 존재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두 변속기 모두 각자의 매력이 있지만 결국 이를 채용하는 건 부품사가 아닌 완성차 업체의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라고 말했다. 특히 "CVT나 DCT 모두 기술적으로는 시장이 요구하는 효율성 및 환경 요소를 충족하지만 두 변속기는 '패키징'의 차이가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완성차 업체 자동차를 구성하고 설계하는 과정에서 보다 적은 비용, 간단한 구조, 그리고 작은 크기의 부품을 선호한다"라며 "DCT는 기존의 토크컨버터 방식의 변속기와 대비해 이러한 이점이 크지 않으나 CVT는 더욱 작고 가벼우며 전동화 시스템과의 조합도 우수하다는 큰 강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시 한 번 주목을 받는 CVT, 그리고 입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 DCT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