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수준높은 가치를 가진 세단, 토요타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 시승기

입력
2018.11.10 07:44
토요타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 미묘한 가격으로 모두를 매료시킬까?
토요타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 미묘한 가격으로 모두를 매료시킬까?

'조금 더 높은 수준의 가치를 제공하는 세단'

2018년 11월, 토요타 코리아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국내 시장에서 철저하게 망했던 존재를 끄집어 냈다. 북미 시장에서는 오랜 시간 사랑 받아왔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정말 '존재감 1g'도 제대로 남기지 못하고 물러서야 했던 '토요타 아발론'이 그 주인공이다.

완전히 새로운 시대의 디자인과 V6 엔진 대신 앞세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그리고 TNGA 플랫폼과 이를 기반한 '좋은 차 만들기'는 과연 국내 시장에서 아무런 흔적조차 남기지 못했던 아발론을 어떤 존재로 그려낼 수 있을지 무척 궁금하고 또 기대되었다.

과연 새롭게 돌아온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어떤 존재일까?

아발론에 대한 뒤늦은 자기 고백

고백하자면 아발론을 참 좋아한다. 아니 참 좋아했다.

날렵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차체와 헤드라이트는 물론이고 여기에 거대하게 입을 벌리고 있는 듯한 그 모습으로 V6 엔진을 맹렬히 회전시키는 그 감성이 너무 좋았다. 소름이 돋는 스포츠 드라이빙을 갖추고 있던 건 아니지만 '달리는 즐거움'과 편안한 세단, 그리고 토요타의 아이덴티티를 계승하는 존재를 만날 수 있다는 건 꽤나 흥겨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발론은 처참히 실패했고, 앞서 쓴 잔을 마셨던 '토요타 코롤라'처럼 다시는 국내 복귀, 출시가 이루어 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토요타 코리아는 다시 한 번 아발론을 국내 시장에 투입하는 승부수를 펼쳤다.

 

서울에서 영월을 오간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

토요타 코리아가 새롭게 선보인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의 시승은 서울에 자리한 커넥트 투를 기점으로 하여 강원도 영월에 위치한 에코빌리지를 오가는 구간에서 펼쳐졌다. 전반적으로 고속 주행과 일부 굴곡이 있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기에 더욱 새롭게 돌아온 아발론을 겨경험하기 충분한 곳이었다.

대담하고 또 강렬하게 돌아온 아발론

올 뉴 아발론의 외형은 말 그대로 대담하고 강렬하다. 특히 토요타의 새로운 플랫폼이자 '좋은 자동차를 만들고자 하는' TNGA의 기조를 받은 덕에 기존 모델 대비 전장과 전폭이 15mm씩 늘어났으며 휠베이스 또한 50mm가 늘어난 체격부터 이목을 끌었다.

실제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4,975mm의 전장과 1,850mm의 전폭 그리고 1,435mm의 전고를 갖췄다. 참고로 휠베이스는 2,870mm로 무척 긴 것이 특징이며 반면 차량의 공차 중량은 1,660k이다. 차량의 기본적인 체격이 상당한 편이지만 또 반대로 하이브린드 차량으로는 베법 가볍게 보인다.

강렬하고 또 대담하게

앞서 데뷔한 캠리가 그랬던 것처럼, 토요타 아발론 하이브리드 역시 강렬하다.

날렵하게 찢은 헤드라이트와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 프론트 그릴, 그리고 낮게 깔린 비례를 통해 단 한 번만 보더라도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을 강렬함이 돋보인다. 기존의 아발론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최신의 디자인 감성이 잘 드러내는 선 처리를 통해 그 차이를 명확히 드러낸다.

측면에서는 캠리에서 보았던 낮은 무게 중심과 길어진 전장을 기반으로 하는 매끄러운 실루엣을 연출해 대형 세단의 감성을 드러낸다. 특히 전륜 뒤쪽, 도어 패널 앞쪽의 입체적인 그래픽은 대중을 위한 세단이 아닌 마치 스포츠 세단의 감성을 노골적으로 과시해 올 뉴 아발론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후면에서는 티저 이미지에서 선보였던 날카로운 디자인의 라이팅 유닛을 더해 도로 위에서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특히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날렵한 디자인과 후면 패널의 입체적인 조화는 무척 인상적이다. 또한 하이브리드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깔끔함보다 되려 당당함이 돋보이는 전체적인 구성 또한 더욱 인상적이었다.

성숙하고 여유로운 실내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의 실내 공간은 성숙하고 또 여유로운 모습이다. 센터페시아 중심에 자리한 거대한 센터 스택 패널은 운전석과 조수석을 명확히 분히하고 넉넉한 그기와 고급스러운 시트를 마련해 탑승자의 만족감을 높였다. 또 대시보드는 여러 소재를 쌓아 올려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물론 포지션 상 차량 내부의 시각적인 고급스러움에 비해 실내 공간을 채우는 각 요소들의 '소재 자체'는 아주 고급스러운 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그래도 전체적인 구성 자체가 우수한 편이며 3-스포크 스티어링 휠 뒤로를 중앙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더하는 등 '기술 발전' 및 '시대의 발전'을 엿볼 수 있는 요소들이 대거 적용된 점도 긍정적이다.

큼직한 센터페시아는 모든 기능을 보다 효과적이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터치 방식 및 패널 좌우의 물리 버튼으로 조작 및 설정을 할 수 있고 내비게이션이나 오디오, 블루투스 연결 등 일반적인 기능을 모두 갖춰 사용에 있어 무엇 하나 아쉬움이 있거나 허전하다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았다.

더 넓은 중형 세단

올 뉴 아발론은 캠리 위쪽에 자리한 차량으로 기존의 토요타 차량에 비해 더욱 넓고 여유로운 공간을 제시한다. 1열 공간은 물론이고 2열 공간 역시 긴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만족스러운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실제 2열 엉덩이 시트도 상당히 긴 편이고 안락한 시트 포션 등으로 만족감을 높이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하이브리드 세단이 고민하는 적재 공간에서도 준수하다.

토요타 올 뉴 아발론은 배터리를 2열 시트 뒤쪽이 아닌 아래쪽에 배치해 적재 공간의 여유를 확보했다. 덕분에 여느 중형 세단과 비교하더라도 '부족함 없는' 공간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그 만족감이 더욱 높다. 특히 이를 통해 골프백은 물론이고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에 자연스레 녹아들 수 있다는 점 또한 더욱 인상적이었다.

매력적으로, 그리고 또 쉽게 달리다

차량의 외부와 실내를 둘러본 후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시트에 몸을 맡겼다.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의 체격 덕인지 시트가 전하는 공간과 착좌 시의 만족감이 상당히 우수했다. 여기에 이전에 비해 확실히 낮아진 건 명확하지만 조금 더 낮아졌으면 하는 시트 포지션이 '나 토요타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를 위해 마련된 파워트레인은 명확하다. 바로 지금 당장 토요타가 가장 잘 만드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고스란히 담아낸 것이다.

실제 최고 출력 178마력과 역대 최고 수준의 열 효율성을 보장한 다이내믹 포스 2.5L 가솔린 엔진과 88kW급 전기모터를 조합해 시스템 합산 218마력의 출력을 낸다. 덕분에 일상적인 출력은 물론이고 스포츠 드라이빙에 있어 아쉬움이 없다. 더 높은 출력이었으면 하는 바람도 일부 있었지만 결코 다수의 주장은 하기 어렵다.

시승 동안 가속과 고속 주행을 연이어 이어가면 '하이브리드 세단에게 기대하는 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가득했고, 또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한 토요타의 자신감과 실적 등이 거짓이 아님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전용 e-CVT 변속기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수동 변속 모드를 더해 달리는 즐거움이나 가속 시의 엔진 성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어 '운전의 즐거움'과 '운전을 위한 선택권' 또한 효율성에 대한 자신감도 느낄 수 있다. 기본적인 질감이나 변속 시 이질감도 덜하고 무척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한편 e-CVT는 주행 모드 셀렉터와 함께 어우러지며 아발론의 성경을 매 순간 조금씩 다르게 드러낸다.실제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국내 기준으로 리터 당 16.6km의 동급 최고 수준의 효율성을 갖춘 존재지만 또 어느새 폭발적인 성능으로 주행의 즐거움을 연출하기도 한다. 게다가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실 연비에 다소 약한 걸 생각하면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차량의 움직임에 있다.

지난 시간 동안 아발론은 사실 다목적을 위한 차량이기 보다는 패밀리, 컴포트 세단이라는 아이덴티티를 보유하고 있는 차량이다. 하지만 이번의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사뭇 다르다. 실제 스티어링 휠을 쥐고 아발론 하이브리드의 움직임을 조율하면 제법 스포티하면서도 날렵한 가성을 느낄 수 있다.

TNGA를 기반으로 제작된 우수한 차체와 더블 위시본 리어 서스펜션 시스템 등이 어우러진 결과인데 정말 코너를 파고들 때에는 이 차량이 전륜구동이 맞는 지가 의문이 들정도였다. 덕분에 코너를 파고드는 순간, 편안함이 아닌 더 스포티한 존재임을 공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양한 기능으로 무장한 아발론 하이브리드

국내에 투입되는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중상위권 트림으로 아주 특별하거나 대담한 기능을 보유한 건 아니다. 차선이탈 경고 LDA,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DRCC, 긴급 제동 보조시스템 PCS, 오토매틱 하이빔 AHB 등 기본적인 안전 및 편의사양을 갖췄고, 드라이빙 또한 에코, 노멀 그리고 스포츠로 분류하여 차량이 상황에 따라 최적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최상급 트림이 아니라 몇몇 기능의 부재도 있지만 '판매가격'을 다시 한 번 떠올리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구성일 것이다.

좋은점: 합리적인 가격과 준수한 패키징 그리고 완성도 높은 토요타의 세단

아쉬운점: 과도한 전면 디자인과 다소 부족한 소재의 고급미

토요타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의 출시와 함께 공격적인 판매 가격은 대중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하지만 주행을 하면서 '가격'이라는 것 이상의 가치를 제공할 수 이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패밀리 세단부터 체격 좋은 거대한 스포츠 세단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깊이와 경쟁력을 갖췄다.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의 실적과 수상 내역이 보여줄듯 다양한 매력을 모두 품고 있는 만큼 기존의 아발론의 그 이상의 가치를 선보일 수 있을리라 기대된다.

과연 올 뉴 하이브리드는 성공할 수 있을까? 스스로 대답을 한다면 적어도 현재까지는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라고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라 생각된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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