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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전 매체들 총동원… 한미 워킹그룹ㆍ해병대 훈련 비난
올 6월 미국 방문을 마치고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평양행 고려항공에 탑승하고 있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베이징=연합뉴스

북한이 단단히 뿔난 듯하다. 요지부동인 미국의 대북 제재 고집에 비난ㆍ침묵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자력갱생 강조 등 대내 단속으로 장기전(戰)에도 대비하는 모습이다.

북한은 9일 선전 매체들을 동원, 최근 한미 간 대북 공조 움직임을 싸잡아 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실무팀 조작놀음은 무엇을 보여주는가’ 제하 개인 필명 논평에서, 비핵화와 제재, 남북 협력 등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말 한미가 가동키로 합의한 워킹그룹을 겨냥, “북남 협력사업들에 나서지 못하게 항시적으로 견제하고 제동을 걸며 저들의 비위에 거슬리면 아무 때나 파탄시키려는 미국의 흉심이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다른 선전 매체 ‘메아리’는 북미 간 협상 분위기 조성을 위해 연기됐다가 6개월 만에 재개된 한미해병대연합훈련(KMEP)을 지목, “북남 사이의 군사합의서에 배치되고 평화와 번영을 지향해나가고 있는 조선반도 정세를 엄중히 위협하는 시대착오적인 군사적 움직임”이라고 비판했다.

직접 도마에 올리지는 않았지만 이들 논평이 실제 겨냥하고 있는 건 대북 제재일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 해석이다. 비핵화와 체제 안전보장 교환을 위한 본격 협상을 앞두고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압박을 유지하며 기다리겠다”는 식의 미측 태도에 맞서 고강도 제재를 성토하거나 핵ㆍ경제 병진 노선 복귀 가능성을 시사한 일도 비슷한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요란한 항의’뿐 아니다. 침묵도 북한의 무기다. 대표적인 방식이 ‘협상 보이콧’이다. 8일로 일정이 잡혔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된 것도 북측 요청이 이유였다. 미 방송 CNN이 8일(현지시간) 소식통 말을 인용해 “북한은 미국이 제재 완화 조치를 제대로 해주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정말 화난 상태가 돼가고 있다”며 “자신들이 추가 조치를 하기 전에 미국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게 북측 입장”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핵 시설 폐기 약속 이행 중단도 같은 목적일 공산이 크다. 8일 북한 전문 미 매체 ‘38노스’에 따르면, 8월 초 일부 구조물 해체 착수 정황이 포착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 내 수직형 엔진 시험대와 발사대 등 주요 시설들에서 석 달째 별다른 활동이 식별되지 않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북 제재 완화만은 뒤로 물러나지 않고 협상 초기에 확실히 받아내겠다는 게 최근 일련의 북한 조치들에 담긴 뜻”이라고 말했다.

실제 제재 국면 장기화를 예상한 채비 조짐도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 식대로 살아나가자! 이 구호를 더 높이 추켜들고 사회주의 강국 건설을 힘있게 다그치자’라는 제목의 1면 사설에서 “모든 당원들과 근로자들은 우리의 일심단결의 위력과 국가경제력은 적대세력들의 제재 압박보다 더 강하며 최후 승리는 우리의 것이라는 신념을 굳게 간직하고 자력갱생 대진군을 더욱 힘있게 다그쳐 나가야 한다”고 주민들을 독려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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