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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투표율 견인 명목이지만 “직원 해외 연수용 아니냐” 비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 5년마다 치러지는 국회의원, 대통령 선거 준비를 명목으로 재외 공관에 선거관의 상시 파견을 추진, 논란이 일고 있다. 재외선거 홍보와 투표율 제고를 위해서는 관련 담당자의 상주가 필요하다는 게 선관위 입장이지만 예산낭비는 물론이고 전형적인 직원 해외파견을 위한 자리 만들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동남아지역 복수의 공관에 따르면 선관위는 최근 각 공관에 공문을 발송, ‘선거관리관’과 관련된 수요 조사를 벌이고 있다. ‘선거관리관’이란 재외공관에 외교관 신분으로 상시 근무하며 선거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자리다. 국회 행정안전위회원회에서는 이날 선관위 요청에 따라 관련 직원의 파견에 필요한 예산 배정을 논의하는 회의가 열렸다.

선관위 관계자는 “재외선거 상시 홍보 등을 통한 투표율 제고, 재외선거의 공정성 확보, 위법행위 억제 등을 위해서는 대륙별 거점역할 수행을 위한 재외선거관 장기 파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사전선거운동 등 62건의 국외 선거법 위반 행위 중 미국 39건, 일본 8건, 프랑스 2건 등 거점공관 관할지역에서 49건(79%)이 발생한 점 등을 근거로 들고 있다.

선관위는 이미 해외 주요 공관에 재외 선거관을 장기(3년) 파견한 바 있다. 일본ㆍ인도네시아ㆍ프랑스ㆍ미국 대사관과 LA총영사관 등 5개 공관에 5명의 선거관을 3년 임기로 2015년 7월부터 파견한 바 있다. 이후 선관위는 후임 파견을 추진했지만, 2020년 국회의원 선거까지는 선거가 없다는 이유로 외교부가 반대해 무산됐다. 재외선거관은 지난 7월 이후 현재 모두 공석이다.

선관위 방침에 대해 타 부처 혹은 교민사회는 부정적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동남아 지역 공관의 한 관계자는 “2020년 총선까지 선거관의 역할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며 “현행 단기 파견으로도 선거관리는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선관위는 5개 거점공관에 대한 재외 선거관과 별도로 2016년 20대 총선 때 15명(1년), 갑자기 치러진 지난해 19대 대선 당시 17명(5개월)을 파견, 재외 선거를 치렀다.

재외 선거관 상시 파견이 필요하다는 선관위와 단기 파견이면 충분하다는 다른 부처 주재원들의 입장이 충돌, 부처간 갈등 조짐을 보이자 외교부는 절충안으로 1년 단위의 재외 선거관 파견을 선관위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선관위의 진짜 목적이 인사적체 해소, 직원 해외연수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한 관계자는 “선거를 관리하고 선거사범 단속을 통해 선거결과도 뒤집는 선관위의 요구를 국회가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이는 외교 공관의 기능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9대 대선에서 재외 투표자는 22만1,981명으로, 외교부 추정 재외 거권자(197만명)의 11%에 머물렀다. 재외선거권자는 해외 영주권자 외에도 각 기관과 기업의 해외 주재원, 유학생, 출장자 등이 포함된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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