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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인생, 고쳐서 산다

게티이미지뱅크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점심으로 뭘 먹을지, 어떤 옷을 입을지 등 일상의 사소한 고민에서부터 어떻게 살 것인지, 어떤 일을 할 것인지, 결혼할지 말지 등의 철학적인 질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선택지를 받아 든다. 충분히 생각하고 여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면 행운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려 갑작스레, 어쩔 수 없이 무언가 선택하기를 강요 받는다.

책은 이처럼 삶에서 무수히 쏟아지는 질문 공세에 치열하게 대응해온 아홉 명의 에세이로 구성됐다. 삶의 고비에서 결정을 내리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그를 통해 깨달은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냈다. 유명인이 아니어서, 지금도 우리처럼 삶과 고군분투하는 이들이어서 오히려 설득력이 크다.

인생, 고쳐서 산다
강지훈 외 8명 지음
헤이북스 발행ㆍ328쪽ㆍ1만5,800원

같은 삶은 없다. 저자들도 회사원에서부터 사업가, 예술가, 요리사 등 직업이 모두 다르다. 잘나가던 항공우주공학 박사였지만 사고로 두 다리를 잃고 컨설턴트, 대기업 부장이 된 강지훈씨, 요리가 좋아 음식점을 열었지만 요리보다는 식당 운영이 더 고민인 신경숙씨,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어릴 적 꿈인 창업의 길로 들어섰지만 가압류까지 당하는 곤욕을 치르고 재기를 꿈꾸는 구의재씨, 건축 디자이너를 꿈꿨지만 뒤늦게 자기와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경영학을 공부한 신혜영씨,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처럼 무역회사 인턴에서 수년 만에 한 회사의 대표로 뛰어오른 성은숙씨, 작가가 되는 것과 살아가는 것은 다르다는 생계형 작가 윤석원씨, 학계에 머무르며 ‘꼰대’에서 벗어나 진정한 어른을 꿈꾸는 서현주씨, 자신과 맞는 일을 찾기 위해 20년간 4번이나 직업을 바꾼 조미나씨, 4번의 창업 경력을 쌓아 스스로 ‘연쇄 창업가’라 부르는 박민우씨까지 제각기 넘어야 할 삶의 고비가 달랐다. 같진 않지만 다르지도 않다. 누구나 삶의 힘든 고비가 있는데, 이를 각자의 방식으로 이겨내는 미세한 차이만 있을 뿐이다.

다만 이들은 선택의 기로에서 확신이 없어도, 사회적인 기준에 맞지 않아도, 두렵더라도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갈 길을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국 선택의 기로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하는 용기, 그 한 가지라고 저자들의 인생이 한 목소리로 외친다. 9명을 한데 모은 성은숙씨는 책의 기획 의도에서 밝힌다. 전문가 한 사람의 지식과 경험이 대중을 설득하고 행동 변화를 이끄는 시대는 지났다고. 평범한 개인들의 생각과 경험을 확장해 사회변화를 열어보자고 제안한다. 그러면서 지금 선택의 기로에서 방황하는 이들에게 자신을 믿고 용기를 내 고비를 뛰어 넘어보라고 응원한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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