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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후반기 첫 국정감사가 10일부터 29일까지 20일 일정으로 시작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2번째 실시되는 올 국감은 박근혜 정부의 적폐가 주로 도마에 올랐던 지난해와 달리 한반도 평화 이슈와 소득주도성장 등 문 정부의 핵심 의제가 쟁점이어서 여야는 물론 700여 개 피감기관에도 긴장감이 감돈다. 더구나 최근 여야가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예산정보 유출과 유은혜 교육부장관 임명 강행 등을 놓고 격렬하게 책임 공방을 벌여온 터여서 후폭풍이 계속되면 국감이 곳곳에서 파열음을 낼 우려도 제기된다.

여야는 앞서 증인채택 문제로 적잖이 신경전을 벌였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정치공세를 위한 정략적 증인ㆍ참고인 신청은 수용할 수 없다”며 대통령 방북수행 재계 총수,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북한 석탄 반입 관련 인사엔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그는 국익과 사법부 독립 등 여러 잣대를 들이댔지만, 일방적으로 ‘성역’을 설정한 것은 국감 취지나 협치 정신을 망각한 오만한 태도다. 신중히 접근해야 할 사안일수록 야당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노력을 앞세우는 게 옳다.

그나마 과거 국감의 고질적 병폐였던 민원성 증인 채택 추태가 줄어들고 선동열 백종원 등 이슈 중심의 증인ㆍ참고인이 늘어난 것은 반길 만하다. 지난 해 도입된 ‘증인 신청 실명제’ 효과일 것이다. 민원 해결이나 길들이기 차원에서 기업 CEO 등을 마구잡이로 불러내 갑질을 일삼아온 관행에 대한 여론의 눈총이 어느 때보다 따가우니 말이다. 이 와중에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는 농어촌상생협력기금 모금실적 부진을 따진다며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 대표를 불러내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그럼에도 수박 겉핥기식 국감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여당은 민생ㆍ평화ㆍ적폐 국감을, 야당은 안보ㆍ경제ㆍ미래 국감을 강조하며 각각 정국 주도권을 잡겠다고 벼르지만, 17개 상임위별로 많게는 하루에 20여 개 기관을 감사하는 만큼 ‘주마간산 국감’이 될 공산이 크다. 여야는 뒤늦게 종합상황실을 설치하며 부산을 떠는 등 준비 부족을 드러냈다. 그럴수록 한탕주의 유혹을 뿌리치고 민생ㆍ정책 국감에 매진해야 국감무용론이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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