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드링크 들고 가볍게 어깨춤... 몸치라고 쫄지 마!

입력
2018.10.10 04:4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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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서울 청담동의 한 EDM 라운지 바를 찾은 사람들이 DJ가 선곡한 곡을 듣고 있다.
지난달 22일 서울 청담동의 한 EDM 라운지 바를 찾은 사람들이 DJ가 선곡한 곡을 듣고 있다.

EDM 음악은 좋지만 클럽이나 파티, 페스티벌 등 EDM 문화는 왠지 부담이 된다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세련되지 않거나 초라해 보이는 건 아닐까, 나이가 너무 많은 건 아닐까, ‘헌팅’이나 ‘부비부비’가 지나친 건 아닐까 등등 궁금하지만 막상 물어볼 곳은 마땅치 않은 이런 질문들을 전ㆍ현직 DJ들의 자문을 받아 문답 식으로 풀어봤다. 클럽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30, 40대를 위한 클럽 이용 설명서쯤 되겠다.

-30, 40대도 클럽에 갈 수 있나.

“경우에 따라 다르다. 강남이나 홍대의 대형 클럽은 입장 시 신분증 검사를 철저히 하는데, 이는 미성년자를 거르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30, 40대를 거르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 대형 클럽에는 입장이 불허될 수도 있다. 단, 추가 요금을 내고 테이블을 빌리면 30대 이상이라도 입장이 가능할 수 있다. 테이블 대여 요금은 30만원부터 많게는 100만원이 넘으며 술이 같이 제공된다. 이태원 클럽들은 나이를 이유로 입장을 불허하는 곳이 적으며, 라운지나 EDM 페스티벌은 미성년자만 아니면 입장 시 연령을 따지지 않는다. 사실 나이가 많다고 불허하는 것 자체가 한국만의 왜곡된 기현상이다. 외국 유수의 클럽 중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입장을 막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지역별로 클럽 특징이 다르다던데.

“통상 홍대 클럽은 20대 초반, 강남 클럽은 20대 중후반이 주고객이다. 이태원 클럽은 30대 이상도 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춤에 영 소질이 없다. 클럽에 가도 괜찮을까.

“괜찮다. 춤 실력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클럽에서 무대(스테이지)에 나와 있는 사람 대부분이 그냥 어깨나 흔드는 수준의 춤만 춘다. 특히 남자들은 더 그렇다. 입장객에게 무료로 주는 ‘웰컴 드링크’ 술잔을 들고 있거나 휴대폰을 응시하면서 가볍게 어깨춤 추는 사람이 태반이다. 이 정도 춤도 부담된다면 라운지를 가면 된다.”

-순수하게 음악과 춤을 즐기고 싶다. ‘헌팅’이나 ‘부비부비’가 부담되는데.

“대형 클럽, 특히 강남의 클럽에서는 헌팅이나 ‘부비부비’로 불리는 신체접촉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반면 이태원 등지의 클럽은 좀 더 음악과 춤에 집중하는 분위기로 알려져 있다. 요새는 아예 ‘헌팅 금지’를 표방한 클럽도 속속 나오고 있다. 헌팅을 주 목적으로 클럽을 찾는 것 역시 해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특이한 문화다.”

-어떤 옷을 입고 가야 하나.

“헌팅이 수시로 이뤄지는 대형 클럽에 가려면 옷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 한다. 남성은 수트를 차려 입고 가기도 한다. 이런 곳이 아니라면 정답은 없지만 유행에 맞는 ‘캐주얼하면서도 세련된’ 옷차림이 권고된다. 물론 이렇게 입는 게 쉽지는 않다. 패션 잡지를 참고하면 어떨까.”

-클럽엔 몇 시에 가야 하나.

“가장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시간은 라운지가 밤 11시~자정, 클럽은 새벽 1시 이후이다. EDM을 즐기려면 체력이 좋아야 한다.”

-돈은 얼마나 들까.

“홍대권 클럽은 입장료가 1만~2만원 수준, 강남권은 3만원 수준이며 입장료를 내면 무료로 음료 한 병을 준다. 술을 더 마시지 않으면 추가로 돈이 들지는 않는다. 라운지는 테이블을 잡고 앉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에 술 값이 좀 더 든다. 강남의 라운지는 가장 저렴한 맥주가 한 병에 1만원 정도이고, 간단한 안주가 딸려 나오는 와인이나 샴페인 세트를 시키면 20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해외 유명 DJ가 라인업에 포함된 각종 페스티벌은 입장료가 통상 10만원이 넘는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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