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 “미 중간선거 전 가능성” 낙관론도…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방북 직후 청와대를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한반도 비핵화 관련 일정을 협의한 직후 문 대통령을 만났다.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이후 조심스레 미 중간선거 이전 북미정상회담 개최 낙관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7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방북 결과를 설명하면서 “상당히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북 결과를 두고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북한문제 전문가인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8일 YTN라디오 ‘출발 새 아침’과 인터뷰에서 “100% 만족할 만한 성과는 아니라 하더라도 상당 부분 비핵화에 진전을 거뒀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조만간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북미가 합의를 해냈기 때문에 상당한 성과가 있는 방북이었다”고 해석했다.

김 교수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시점과 관련해서도 향후 한달 이내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음달 6일(현지 시간)로 예정된 미 중간선거 전에 치러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제재 완화를 섣불리 꺼낼 경우 미국 내 보수 여론 반발이 있을 가능성까지 고려할 것”이라면서도 “중간선거 이전에 개최될 가능성이 살아있다”고 내다봤다. 폼페이오 장관이 2차 북미정상회담 시기와 관련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것을 근거로 들었다. 김 교수는 “그런 표현을 봤을 때 상당히 속도감 있게 (북미가) 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미가 북미정상회담의 시간과 장소를 추후 실무 협상 과제로 남겨뒀기 때문에 11월 중간선거 전 개최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에서 북미가 ‘비핵화-종전선언’을 두고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했는지 여부도 관심사다. 북한은 영변 핵 시설 폐기 등에 대한 상응조치로 종전 선언과 함께 제재 완화를 요구해왔고 미국은 확실한 비핵화 조치가 있을 때까지 제재 유지를 강조하면서 기싸움을 해왔다.

김 교수는 “북미가 지금 상황에서는 우선 눈에 보이는 조치들 즉, 동창리와 영변 핵시설을 폐쇄와 종전선언을 받아들이는 것, 그 다음 단계에서 또 다른 북미 간 행동으로 가는 연쇄고리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방향으로 접점이 모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원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번에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이 상응한 조치를 하면 영변 핵시설에 전문가들을 참관시키겠다고 라고 한 것은 하겠다는 소리”라며 “폼페이오 장관이 진전됐다,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한 것에 포함됐다고 해석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북미가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의견 접근이 있었을 것이라는 진단도 내놨다. 박 의원은 “이번 방북에서 상당한 합의가 이뤄졌지만 역시 북미 정상간 회담에서 결국은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를 해야 되기 때문에 (지금은) 변죽만 울려두고 (추후) 정상회담 테이블에 올리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미 간 정상회담 논의가 계속 진행되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신호라는 의미다.

박 의원은 “김정은 위원장도 만약 달리는 호랑이 등에서 떨어진다면 대북 제재로 인한 북한 경제 문제가 있으니 물러설 수는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중간선거에 패배할 경우 (정치적) 결과를 잘 알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북미 모두 정상회담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된다”며 “문제는 미국은 본토 보호를 위한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의 폐기와 미래의 핵 생산을 막기 위해 영변 시설의 불가역적인 폐기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