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현장] “심사에 정답은 없다”, 뉴커런츠 심사위원들의 치열한 고민

입력
2018.10.05 12:55
부산국제영화제 포스터
부산국제영화제 포스터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 경쟁부문인 뉴커런츠상 심사위원들의 치열한 고민이 시작됐다. 각자의 생각을 나누며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뉴커런츠 심사위원 김홍준 감독, 시 난순(SHI Nansun) 프로듀서, 배우 및 프로듀서 라비나 미테브스카(Labina MITEVSKA), 나센 무들리(Nashen MOODLEY)) 시드니영화제 집행위원장, 배우 쿠니무라 준(KUNIMURA Jun)이 참석했다.

이날 김홍준 감독은 "심사위원장이지만 우월한 위치에 있는 게 아니라 심사위원들을 대표해 가장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게 나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공식적인 상견례 겸 예비 미팅을 했는데 난 국제 경쟁 부문 심사를 맡은 건 처음이다. 다른 심사위원들은 칸영화제를 비롯해 여러 유수 영화에 심사를 거친 분들이라 나 역시 많은 것을 공부하고 배우는 자세로 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가 어려운 시기를 견뎌내고, 올해는 그동안 쌓아온 게 조금 더 발전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심사위원들이 특수한 환경을 이해하고 있는 상태에서 성실하게 심사의 본분을 다하겠다. 난 각자의 견해 반영될 수 있도록 조율하고 진행해볼까 한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어떤 심사에도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결론을 내놓는다고 할지라도 수상하지 못하는 작품들이 소외되지는 않는다"며 "심사위원 구성 기준은 디테일하다. 심사위원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은 그만큼 치열한 토론의 가능성뿐 아니라 전문가 시각이 부딪치며 흥미로운 결과가 나올 거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시 난순은 "나는 부산에 많이 왔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어려움을 겪은 것 보고 마음이 안 좋았는데 정상화된 것뿐만 아니라 더 좋아 기분 좋았다. 개막식이 근래 들어 최고의 개막식이었다. 뉴커런츠 심사위원으로서 기쁘게 생각한다. 새로운 피의 수혈이 필요하다. 그래야 번성할 수 있다. 새로운 재능 있는 감독들의 작품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나센 무들리 역시 "부산국제영화제는 좋은 영화제라 생각한다. 올 때마다 항상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아시아 영화제에 있어서 좋은 창이 되고 있다. 내가 프로그래머라 도움이 될 정도다. 처음 왔을 때부터 정말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고 느껴왔다. 영화에 대한 열정을 잘 보여주는 개막식이라고 생각한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어려운 시간을 몇 년 보낸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국제 영화계에서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하고 있는 노력에 있어서 지원을 많이 했다. 정상화된 걸 보니 기쁘다. 심사위원으로 초청해줘서 감사하다. 영화들을 다른 심사위원들과 함께 작품들을 볼 것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쿠니무라 준. 영화 ‘곡성’ 스틸
쿠니무라 준. 영화 ‘곡성’ 스틸

'곡성'으로 국내 관객에게 친숙한 쿠니무라 준은 "영화는 어디에서 만들어도 세계와의 접점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곡성' 개봉 후에 배우로서 상황도 많이 바뀌었다. 한국이 이렇게 영화를 좋아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 놀라웠다. 영화가 세계를 초월해 하나로 묶어주는 것을 느끼게 됐다"라고 감탄했다.

이날 쿠니무라 준은 영화제와 별개의 이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서 일본은 오는 11일 제주에서 진행되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해상사열에 참가하는 해상자위함에 욱일기를 게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쿠니무라 준은 "욱일기라고 하는 것이 일본 자위대 해군의 전통 깃발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한국 분들이 욱일기에 대해 남다르게 생각한다는 것도 깊이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위대로서는 일본 전통이라고 해서 굽힐 수 없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지만 이해해 주면 어떨까 하는 입장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그는 "욱일기 문제뿐만 아니라 현재 일본 정부는 보수적인 입장이다. 일본 안에서도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배우보다는 개인으로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올해 뉴커런츠상 후보작은 '골드 러너'(감독 투라지 아슬라니) '내 아버지들의 집'(감독 수바 시바쿠마란) '벌세'(감독 김보라) '붉은 남근'(감독 타쉬 겔트쉔) '사라지는 날들'(감독 주신) '선희와 슬기'(감독 박영주) '여명'(감독 히로세 나나코) '폭설'(감독 추이시웨이) '호텔 오로라'(감독 베크잣 피르마토프) '호흡'(감독 권만기) 등 10편이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3일까지 영화의 전당,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CGV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장산) 등 부산 일대에서 열리며 79개국 323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부산=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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