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에 30억원” 日서 ‘암 치료’ 효과 있는 달걀 낳는 닭 만들어

입력
2018.09.05 11:23
수정
2018.09.05 13:22
사진의 회백색 물질이 ‘인간 인터페론β’. 일본산업기술종합연구소 제공
사진의 회백색 물질이 ‘인간 인터페론β’. 일본산업기술종합연구소 제공

일본 연구진이 암 치료 효과가 있는 희귀 단백질을 함유한 달걀을 낳는 닭을 만들었다.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의 바이오메디컬 부문 연구팀은 최근 유전자 조작을 통해 암, 간염 치료에 효과가 있는 희귀 단백질 ‘인간 인터페론β’가 포함된 달걀을 낳는 암탉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4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인간 인터페론β는 항(抗) 바이러스 성분의 단백질로, 암세포의 분열을 막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ST는 평범한 수탉의 배아에서 정자의 근원이 되는 세포를 분리, 배양한 뒤 유전자 조작(게놈편집) 기술을 이용해 인간 인터페론β를 만드는 유전자를 삽입했다. 이 세포를 다른 수탉의 배아에 넣어 부화시킨 뒤, 암탉과 교배해 이 단백질이 포함된 달걀을 낳는 암탉을 낳게 하는 데 성공했다.

이 암탉의 달걀 1개엔 30~60㎎의 인간 인터페론β가 포함돼 있다고 한다. 돈으로 환산하면 6,000만엔(약 6억원)에서 3억엔(약 30억원)에 이른다. 연구팀의 오이시 이사오(大石勲) 부문장은 “대장균 등을 사용해 인간 인터페론β를 만드는 방법이 있지만, 이번 방법을 이용하면 더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ST와 공동연구를 진행한 시약제조기업 ‘코스모바이오’ 관계자는 “새 방법으로 의약품을 생산하면 기존의 절반이나 3분의 1 정도로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실제 효과와 안전성 확인이 필요해 당분간은 시약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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