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셋 박제" 워마드에 번진 불법 촬영 게시물들

입력
2018.08.01 11:26
수정
2018.08.01 17:19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 캡처

남성 혐오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에 지하철, 대학가 음식점 등에서 일반인 남성들을 몰래 찍은 불법 촬영물들이 무더기로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워마드 회원들은 남성들이 공공장소에서 여성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다.

최근 워마드에는 이른바 ‘박제’ 게시물이 우후죽순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박제’란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것을 게시물로 올리는 것을 말한다. 워마드 회원들은 일상 생활 속에서 만난 남성들을 조롱하거나 비난하고 싶을 때 얼굴이나 특정 부위를 촬영해 ‘박제’ 게시물로 올린다.

지난달 30일에는 서울 광진구 한 음식점에서 워마드 회원이 촬영한 남성들의 얼굴 사진이 올라왔다. 이 회원은 남성들이 음식점에 들어와 시끄럽게 떠든다는 이유로 사진을 찍었고, 욕설과 함께 사진을 사이트에 올렸다.

지난달 31일에는 지하철과 버스 안에서 촬영된 남성들의 얼굴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게시물을 올린 워마드 회원은 지하철 임산부 좌석에 앉아 있는 남성 노인의 사진을 올린 후 ‘염산을 한 통 붓고 싶다’고 썼다. 또 버스에서 불법 촬영을 당한 남성은 뚱뚱하다는 이유로 워마드 ‘박제’ 게시물에 얼굴 사진이 공개됐다.

워마드 회원들이 올린 게시물에는 피해자인 남성들을 조롱하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회원들은 남성 사진에 “이 남자들은 무슨 자신감으로 돌아다니냐”, “돼지처럼 먹는다”는 등 비하 댓글을 달고 있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다른 사람의 신체를 몰래 찍다가 적발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워마드 게시물의 경우 상대방의 동의를 얻지 않고 특정 부위를 확대해 촬영한 사진들도 있어 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워마드는 2016년 ‘모든 생물학적 남성들은 혐오한다’며 만들어졌다. 여성 혐오를 되돌려준다는 의미로 남성에 대한 ‘미러링’이 행해지는 남성 혐오 성향 사이트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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