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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짜리 1주택 종부세 고작 19만원, 차등과세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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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와 차등과세 최대 쟁점
“이미 1주택자 우대 혜택 상당
초고가일 땐 세율 부담 늘려야”
재정개혁특위 내부서 의견 우세
과표 6억 초과구간 세율 인상 유력
중산층 조세저항 여부가 관건
내달 3일 최종 권고안 확정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 내부에서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라 하더라도 초고가 주택인 경우엔 다주택자와 마찬가지로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해지고 있어 주목된다. 조세 형평성 제고를 위한 취지지만 자칫 중산층의 광범위한 조세 저항을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보유세 개편의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는 시세의 60~70%인 주택 공시가격을 합산한 금액에서 6억원(1가구 1주택은 9억원)을 빼고(공제)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현행 80%)를 곱해 과세표준(과표)을 구한 뒤 다시 세율(0.5~2.0%)을 적용해 산출한다. 재정개혁특위가 지난 22일 ‘보유세 개편안’을 발표하며 종부세 인상 방안으로 제시한 것은 네 가지다. ①공정시장가액비율을 내년과 2020년 각 10%포인트씩 올리는 방안 ②최고세율을 2%에서 2.5%로 올리는 방안 ③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을 함께 올리는 방안(①+②), ④1주택자는 공정시장가액비율만 올리고 다주택자는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을 모두 인상하는 방안 등이다. 재정개혁특위는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다음달 3일 최종 권고안을 마련,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24일 재정개혁특위 등에 따르면 막판 논의 과정에서 최대 쟁점은 세율 인상 시 1주택자와 다주택자간 차등과세 체계가 적용될지 여부로 모아지고 있다. 이미 재정개혁특위는 ④안을 통해 차등과세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그러나 재정개혁특위 내부에선 1주택자의 경우 주택 가격에 관계 없이 일괄적으로 세율을 인상하지 않는 방안에 대한 반대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현행 종부세 체계에서도 1주택자는 다주택자와 비교할 때 이미 다양한 혜택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되는 ‘기준점’ 자체가 공시가격 기준 6억원인 다주택자와 달리, 1주택자는 9억원 초과다. 여기에 1주택자는 고령자공제(종부세의 최대 30% 감면) 및 장기보유공제(최대 40%)를 통해 종부세의 최대 70%를 깎아주고 있다. 이에 따라 공시가가 11억5,200만원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더샵’(전용면적 164.88㎡)의 경우 종부세는 62만8,992원에 불과하다. 만약 해당 주택 소유자의 연령이 70세를 넘고 보유 기간도 10년 이상이라면 종부세는 18만8,698원까지 줄어든다. 이 아파트의 시가는 20억원도 넘는다. 이처럼 1주택자에 대한 우대가 이미 상당한 가운데 향후 세율 인상마저 유보될 경우 강남 고가주택 등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보유 심리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한 재정개혁특위 위원은 “1주택자의 경우 과세표준 6억원 이하 구간(공시지가 16억5,000만원ㆍ시가 25억원 안팎)의 세율은 현행(0.5%) 수준을 유지하되, 과표 6억원을 초과하는 4개 구간에 대해서는 세율을 높이자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이 위원은 “과표 6억원 초과 4개 구간에 대해서는 1주택자보다 다주택자에 적용되는 세율을 조금 더 높게 가져가는 방식으로 차등과세 체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시가 25억원 이상 ‘고가’ 주택을 한 채 보유한 경우 종부세 세율이 인상될 공산이 큰 셈이다.
관건은 조세저항이다. 우리나라 전체 1주택자(1,133만명) 중 종부세 납세자는 6만9,000명(0.6%)에 불과하다. 대략 시가 15억원 안팎의 주택을 한 채 보유한 경우에만 종부세를 낸다. 하지만 1주택자에 대한 세금 인상은 근로소득과 은행대출을 모아 주택을 한 채 구입한 중산층까지 겨냥한 포괄적 증세로 받아들여질 소지가 크다. 여당도 보유세 개편안에 대해서는 줄곧 극소수의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핀셋’ 증세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실제로 지난 1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종부세 개정안은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은 높이되, 1주택자의 부담은 대폭 줄여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같은 당의 추미애 대표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집 한 채 가지신 분들은 걱정 마시라”고 장담했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교수는 “종부세는 투기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의 세금인 만큼 종부세 인상은 다주택자에 초점을 맞추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반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실거주 목적의 1주택이든, 투자 목적의 다주택이든 부동산 보유에 따른 운용수익이 발생하는 것은 동일하다”며 “내년부터 다주택자 임대소득 과세도 실시되는 만큼 주택 수에 따라 세금 부담을 차등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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