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 ‘통키 할아버지’ 英으로 이사간다

입력
2018.06.11 09:35
15면

에버랜드 사는 국내 유일 북극곰

친구들 나이 들어 모두 세상 떠나

국내 유일의 북극곰인 에버랜드의 ‘통키’가 헤엄을 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에버랜드 제공
국내 유일의 북극곰인 에버랜드의 ‘통키’가 헤엄을 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에버랜드 제공

에버랜드에 있는 국내 유일의 북극곰이 영국으로 떠난다.

에버랜드는 최근 영국 요크셔 야생공원(Yorkshire Wildlife Park)과 협력을 맺고 멸종위기종인 북극곰 ‘통키’를 올 11월 영국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국내 유일의 북극곰 통키(수컷)는 1995년 경남 마산시 돝섬유원지 동물원에서 태어나 1997년 에버랜드로 이주했으며, 현재 24세다. 북극곰 수명이 25∼30년인 것을 감안하면 사람 나이로 70∼80세 정도의 고령이다.

에버랜드는 “최대 4마리까지 있었던 통키의 단짝들이 고령으로 세상을 떠난 2015년부터 새로운 친구를 맺어 주기 위해 북극곰 추가 도입 등 여러 가지를 검토했다”면서 “하지만 무엇보다 통키의 안락한 노후 생활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지난해 7월부터 유명 생태동물원인 영국 요크셔 야생공원과 이전 협의를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2009년 4월 문을 연 요크셔 야생공원은 대형 호수와 공원 등 서식시와 유사한 4만㎡ 규모의 북극곰 전용 공간을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생태형 동물원으로 현재 북극곰 4마리가 생활하고 있다.

통키는 지난 5월 전문 수의사의 검진 결과 나이에 비해 매우 건강해 영국까지 여행에 무리가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에버랜드는 검역절차, 계절 등을 고려해 올 11월 말 이전을 추진하며, 비용은 전액 에버랜드가 부담할 예정이다.

15년 가까이 통키를 보살핀 이광희 전임사육사는 “정든 통키와의 이별이 너무 아쉽지만, 다른 북극곰 친구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여름철 영양 관리와 함께 얼음, 간식, 장난감 등 평소 통키가 좋아하는 것들을 준비해 떠날 때까지 더욱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에버랜드는 추가로 북극곰을 도입하지 않을 방침이고 다른 동물원들도 현실적으로 북극곰 도입이 어려워 내년부터는 국내서 살아 있는 북극곰을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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