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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사법연수원 25기부터 대상
재판 안정화ㆍ법관 관료화 예방 기대
김명수 대법원장 사법개혁 신호탄 해석
법관 인사주기도 늘려 잦은 이동 막기로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명수 대법원장

대법원이 내년 2월 법관 정기인사부터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제도를 폐지하는 등 법관 인사제도를 전면 개편한다. 2~3년 주기로 임지를 옮기는 인사관행을 고쳐 재판 안정성을 높이는 한편, 고위직 승진에 따른 법관의 관료화를 막겠다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법개혁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김소영 법원행정처장은 22일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법관 인사 방향 및 이원화 관련 안내말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인사 범위 축소와 사법연수원 25기부터 고법 부장판사 승진을 없애는 내용 등을 담은 새 인사방침을 밝혔다.

‘법관의 꽃’이라 불리는 고법 부장판사는 행정부 차관급으로 전용차량 지급, 근무평정 대상 제외, 명예퇴직 대상 제외 등 혜택을 받는다. 현재 165명이다. 그러나 제한된 승진 인원으로 연수원 기수가 내려갈수록 승진확률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법원 내부에서 개선 요구가 이어졌다. 김 처장은 “평생법관제도와 법조일원화의 본격적인 시행으로 법관 인사를 둘러싼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새 인사방침 배경을 설명했다. “평생법관제가 정착되면서 법관들 평균 연령과 재직기간이 빠르게 증가하고 법관들의 직위별 구성비율도 크게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법관 인사주기가 현재보다 길어질 전망이다. 안정된 환경에서 재판에만 전념하는데 걸림돌이 될 뿐 아니라, 재판당사자인 국민 입장에서도 재판 중간에 사무분담이 바뀌면 재판 비용이 증가하는 불편을 초래하는 잦은 전보 인사의 부작용을 고려한 조치다.

대법원은 또 법관인사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방침도 밝혔다. 김 처장은 “앞으로는 인사의 적정성과 기밀성, 법관들의 사생활이나 개인정보 침해 등이 발생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사의 투명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사 기준과 과정, 이유에 대해서도 가능한 범위에서 공개하고 법관들과 소통해 인사원칙을 수립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대법원은 이런 인사방침을 토대로 고등법원과 지방법원의 법관 인사를 분리해 실시하는 ‘법관인사 이원화 제도’를 지속할 전망이다. 고법 부장 승진이 사라지면 고등법원의 재판장 역할을 누가할지, 차관급 예우도 함께 사라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돌아가면서 재판장 역할을 하거나 호선을 하는 대등재판부 형식과 고법 판사 승진 대상자를 내부적으로 예우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김 처장은 “법관인사 이원화 제도는 흔들림 없이 추진될 예정”이라면서 “너무 멀지 않은 시기에 완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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