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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전 대통령 부자, 인종차별 사태에 "모든 형태의 증오 거부"

입력
2017.08.17 16:52
아버지 조지 H.W 부시(왼쪽)와 아들인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 AFP 연합뉴스
아버지 조지 H.W 부시(왼쪽)와 아들인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 AFP 연합뉴스

빌 클린턴ㆍ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 이어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가 16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유혈사태와 관련해 인종차별을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이날 반혐오단체에 거액을 기부하는 등 공화당 출신 인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주의적 태도를 비난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조지 H.W 부시와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는 이날 공동성명에서 “샬러츠빌을 위해 기도할 때 독립선언서의 기본적인 진리를 또 한 번 생각한다”며 “우리는 평등하게 창조됐으며 이양할 수 없는 권리를 가지고 태어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 부자는 “미국은 언제나 인종적 편견, 반유대주의, 그리고 모든 형태의 증오를 거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샬러츠빌 유혈사태에 백인우월주의자들과 반대 시위자들 모두 책임이 있다는 양비론적 태도를 취해 비판을 받은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슈워제네거 전 주지사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십 년간 지지단체인 시몬 비젠탈 센터에 10만 달러(약 1억1,400만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유대인 인권운동가이자 나치 전범 추적에 일생을 바친 시몬 비젠탈이 설립한 센터는 테러리즘 등에 맞서고 인권의 존엄성을 장려하는 단체다. 슈워제네거는 “백인만의 미국은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미 합중국만이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 등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 출신 전 대통령과 주지사들까지 나서 트럼프 태도를 공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민주당 출신의 빌 클린턴ㆍ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샬러츠빌 사태가 발생한 지난 12일 곧바로 별도의 성명을 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미국은 증오와 폭력, 백인 우월주의를 비판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고 넬슨 만델라의 발언을 인용, “처음부터 종교ㆍ출신ㆍ피부색을 이유로 증오받도록 태어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이태무 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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