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려난 류샤오보 “죽더라도 외국서 죽겠다”

입력
2017.06.2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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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당국에 해외 치료 요청

류샤오보의 아내 류샤가 2012년 12월 베이징 자택에서 남편과 같이 찍은 사진을 들고 언론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류샤오보의 아내 류샤가 2012년 12월 베이징 자택에서 남편과 같이 찍은 사진을 들고 언론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최근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된 중국의 인권활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61)가 해외에서 치료받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인의 말을 인용해 류샤오보와 그의 가족이 중국 당국에 해외에서 암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전했다. 류샤오보 부부와 가까운 인권운동가 예두(野渡)는 “부부가 해외에서 치료를 받고 싶다는 의사를 당국에 전했다”며 “이들은 미국에 가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1년 독일로 망명한 중국 반체제 작가 랴오이우(廖亦武)도 류샤오보의 부인인 류샤(劉霞)의 자필 편지를 공개하면서 “류샤오보와 그의 가족이 중국을 떠나는 것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 샤오보는 죽더라도 외국에서 죽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홍콩에 기반을 둔 인권단체 중국인권민주화운동정보센터는 류샤오보의 처남을 인용해 류샤오보의 가족이 해외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기를 바라고 있다고 확인하기도 했다.

류샤오보는 2008년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을 요구한 ‘08헌장’ 서명 운동을 주도하는 등 꾸준히 중국 정부에 저항하다 2009년 국가전복 선동죄로 11년형을 선고받고 랴오닝성의 한 감옥에 수감됐다. 2010년 중국 민주화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지난달 간암 말기 진단을 받아 가석방됐으며, 현재는 중국 선양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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