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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손가락혁명군' 충성도ㆍ조직력 으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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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빠’와 비견될 열성 지지자층
손가혁 앱 회원도 1000여명 넘어
지지자끼리만 상호작용은 한계
한국일보의 대선주자 팬카페 빅데이터 분석에서 가장 열성적이고 조직적인 지지자 모임으로 확인된 것은 ‘이재명과 손가락혁명군(이하 손가혁)’이었다. 실제로 손가혁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열성 지지자인 ‘문빠’와 나란히 도마에 오르는 일이 잦다. 트위터에서 ‘손가혁 사절’이라는 문구를 접하기는 어렵지 않다.
혁명군이라는 팬카페 이름도 그렇지만 손가혁은 자극적 언어사용으로 정평이 나 있다. 공식적으로 제작한 표어부터 ‘작당모의’ ‘난세작살’ ‘10월까지 당원가입으로 더불어민주당을 점령하라’ 등 표현이 거세다. 행동지침도 논란이 됐다. 1월 23일 ‘손가혁 비상체제운영’이라는 글에 ‘1인 당 10인 이상의 추천인(회원)을 확보하라’고 공지되자 다단계 모집이냐는 논란이 일었다.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 ‘이재명’ ‘손가혁’을 검색해 댓글 대응하라는 지침은 팬카페의 수준을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문 전 대표에 우호적인 글에는 ‘문베충(문재인 지지자+일베충)은 패줘야 한다’는 반응이 나오거나, 최근 ‘문재인과 안희정을 함께 묶어놓고 박근혜까지 삼위일체로 만들자’는 댓글이 나오는 등 배타적이고 급진적인 성향이 강하다. 손가혁 다음 카페 운영자 김성주(39)씨는 “지난해 (이 시장의)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다른 지지자들이 이 시장에 대해 검증을 해야 한다고 나서고 강하게 공격하는 일들이 있어 그것에 대응하느라 팬들의 공격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시장 지지자들이 이 시장의 진보적 성향, 돌발적이고 과감한 언행에 매력을 느껴 모인 이들인 만큼 팬카페 내에서의 선명성 싸움도 치열하다. 성남에 사는 이모(33)씨는 “이 시장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정치인”이라고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사이다 발언뿐만 아니라 약속을 지키는 실행력도 갖춘 사람”이라며 “얼마 전 성남 공장에서 출정식 할 때 회사에 휴가 내고 다녀왔다”고 말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정의당 지지자 등 진보성향이 뚜렷한 층에서 특히 이 시장의 지지율이 높다”며 “강성 성향의 지지자들이 이재명 시장을 통해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씨는 “이 시장 팬클럽은 2012년 문재인 후보의 패배로 정권교체에 실패한 후 대안을 만들지 못한 진보 진영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탄핵정국에서 이 시장이 대선 주자로 급부상한 것도 사이다 발언 덕분이다. 지난해 10월 13일에 국정감사에서 이 시장의 청년수당 정책을 비판한 신보라 새누리당 의원에게 그는 “좋은 정책 있으면 내가 할 테니 내놔봐라”고 하는 등 잇따른 사이다 발언으로 지지자들을 끌어모았다. 덕분에 3,000여명에 불과하던 손가혁 회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월 1,000명씩 늘어 현재 6,500명을 넘어섰다. 회원은 주로 30~50대, 남성이 60% 정도이며, 이 시장의 글과 언론 보도를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는 ‘손가혁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은 회원도 1,000명이 넘는다. SNS에서 이 시장과 소통하던 20여명이 주축이 돼 2013년 1월 ‘재명씨와 소주 한잔, 이재명과 연대’라는 친근한 이름으로 출발한 것에 비하면 대단한 성장세다.
노선이 선명하고 성장세도 뚜렷한 이 시장 지지층이 얼마나 더 확산될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 데이터 기반 전략컨설팅업체 아르스프락시아가 팬카페 게시글과 이 시장이 언급된 트위터를 빅데이터 분석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손가혁은 가장 조직적이고 활동적인 팬클럽이지만, 폭넓은 이들에게 확산되지 않고 지지자들끼리만 상호작용하는 한계를 보였다.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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