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포기… 대선 게임 시작됐다

입력
2017.01.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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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대선 시계에 발걸음 분주

유승민 출마ㆍ박원순 불출마 선언

민주당 최성 시장 예비후보 첫 등록

文대세론 맞설 빅텐트 성사 여부 변수

潘 완주도 지지율 추이에 달려

설 민심 향방에 대선 구도 출렁일 듯

빅텐트의 중심 축으로 거론되는 반기문(오른쪽) 전 유엔 사무총장이 26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백범기념사업회 이사장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만나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빅텐트의 중심 축으로 거론되는 반기문(오른쪽) 전 유엔 사무총장이 26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백범기념사업회 이사장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만나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6일 대선경선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하면서 조기대선 레이스의 출발을 알렸다. 유력 대선주자 가운데 한 명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은 국회에서 전격 불출마 기자회견을 갖는 등 초반부터 대선 구도가 출렁이고 있다.

조기대선의 가시화로 예전보다 대선 시계가 촉박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초반 레이스 구도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야권 유력주자인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의 ‘대세론’에 맞서 제3지대를 중심으로 한 빅텐트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완주 여부 등 변수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벚꽃대선’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전날 박한철 헌법재판소 소장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9차 공개 변론에서 “늦어도 3월 13일 전까지 최종 결정이 선고돼야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이에 내달 말 또는 3월 초 헌재의 선고 가능성이 높아졌고, 만약 헌재가 탄핵 인용 선고를 내리면 60일 이내 대선을 치러야 하는 헌법 규정에 의해 4월 말~5월에 대선을 치른다. 반면 헌재가 기각 결정을 내리면 대선은 12월에 열린다.

이에 따라 여야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이날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한 민주당에선 최성 고양시장이 첫 주자로 등록했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대선을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진 만큼 표창원 의원의 박근혜 대통령 누드 풍자화 파문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정당들도 설 연휴 직후인 2월 초부터 후보 접수를 시작해 당내 경선을 준비할 예정이다.

향후 대선 레이스의 관전 포인트는 ‘문재인 대세론’에 맞설 후발 주자들의 ‘빅텐트’ 성사 여부다. 반 전 총장과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김종인 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 등은 설 연휴를 전후해 사전 정지작업을 시작하는 등 예사롭지 않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반 전 총장은 기존 정당에 들어가는 대신 독자세력화를 모색하며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개헌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대선 전 개헌’에 소극적인 문 전 대표와 분명한 각을 세우면서 개헌을 통한 공동정부를 매개로 ‘반문(反文)연대’의 중심축이 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반 전 총장의 정체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손 의장 측은 “반 전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는 입장이어서 손 의장이 반 전 총장과 국민의당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빅텐트를 구축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와 관련, 설 연휴 이후 민심이 빅텐트 성사 여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 전 총장 측이 완주 의사를 밝혔음에도, 일각에선 설 연휴 이후 지지율이 정체하거나 하락할 경우 중도하차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빅텐트의 전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보수진영에선 다른 대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에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바른정당에선 유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등이 재조명될 수 있다. 국민의당에선 안철수 전 대표가 완주하거나 손 의장, 김 전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과의 연대를 통한 야권 내 ‘스몰 텐트’를 구성할 수 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최성 고양시장이 26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성 고양시장이 26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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