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쫓겨날 위기"… 외신 '최순실 스캔들'에 비상한 관심

입력
2016.10.2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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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씨를 ‘정체불명의 여성’으로 전한 AP통신 보도. 뉴욕타임스 캡처
최순실씨를 ‘정체불명의 여성’으로 전한 AP통신 보도. 뉴욕타임스 캡처
파이낸셜타임스 캡처
파이낸셜타임스 캡처

외국 언론들도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를 본격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외신들은 최씨를 “정체불명의 여성”으로 표현하는 등 ‘황당한’ 사건에 당혹한 어조다.

AP통신은 25일 “남한 대통령이 부패 스캔들의 중심에 있는 정체불명의 여성(mysterious woman)과의 긴밀한 관계를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고 전한 뒤 최씨와 부친 최태민 목사의 이력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최씨의 남편 정윤회씨가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재임 당시 보좌관으로 일했으며 산케이신문이 세월호 침몰 당시 박 대통령과 정씨가 함게 있었다고 보도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는 내용도 보도했다.

해외 언론 가운데는 박 대통령을 더욱 비판적으로 다룬 곳도 있었다. 미국 블룸버그TV는 “박 대통령이 사과 연설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았고 최씨가 얼마나 자신을 오래 도왔는지도 말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USA투데이는 “최씨가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기업들로부터 돈을 빼돌려 재단을 세웠다는 의혹이 있다”고 미르ㆍK스포츠재단 의혹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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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박 대통령이 측근 스캔들로 인해 쫓겨날(derail) 위기에 처했다”는 제목 아래 정치 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는 한국 대중의 여론까지 보도했다. FT는 “이 사건은 정실 자본주의의 전형으로, 박 대통령은 그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빨리 레임덕에 봉착할 것”이라는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의 의견을 전했다.

AFP통신과 로이터통신은 이 사건을 전날 박 대통령의 개헌과 연관 지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이 ‘최순실 스캔들’로 수세에 몰린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개헌을 제안했다가 야권의 반발을 자초했고, 불과 하루만에 문건 유출로 개헌 논의조차 지속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박 대통령의 개헌 논의를 전하면서 자신의 지위를 위협하는 부패 스캔들을 타개하기 위한 의도였지만 야권의 반발만 불렀다고 전한 바 있다. 일본 교도(共同)통신과 아사히(朝日)ㆍ니혼게이자이(日經)신문 등 일간지, 중국 신화통신도 박 대통령이 스캔들로 위기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연설문 유출 의혹'에 대해 대 국민 사과를 한 후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연설문 유출 의혹'에 대해 대 국민 사과를 한 후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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