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협회, 친일행위 최남선·이광수 문학상 제정

입력
2016.08.01 20:19
최남선(왼쪽), 이광수.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남선(왼쪽), 이광수.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문인협회가 육당 최남선(1890∼1957)과 춘원 이광수(1892∼1950)를 기리는 문학상을 만들기로 했다. 1일 문인협회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6일 서울 양천구 목동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연 올해 제2차 이사회에서 '육당문학상'과 '춘원문학상' 윤영규정 제정안을 가결했다. 회의에는 협회 전체 이사 97명 중 89명(위임 33명 포함)이 참석했다.

두 문인을 기리는 상의 제정은 올 봄부터 내부에서 논의되다 이번 이사회에 처음 공식 상정됐으며, 별 이견 없이 원안이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는 내년부터 두 문학상을 시행하고 회원 중 수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협회는 또 육당과 춘원의 유족을 찾아 문학상 제정에 관한 동의를 구하고 시상식에 초청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내년에 춘원의 ‘무정'(1917) 발표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 등을 마련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육당과 춘원은 근대문학의 선구자지만, 재일 조선인 유학생들에게 학병 참가를 권유하는 강연에 나서는 등 친일 행위를 한 대표적 대일협력자로, 이번 상 제정을 두고 문학계 안팎의 논란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문효치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은 “친일행위는 냉정하게 비판하는 것이 맞지만 작품은 따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두 사람은 좋은 작품으로 한국 현대 문학을 건설하는 데 이바지한 사람들이다. 친일 행위 때문에 작품까지 사장시키는 것은 한국 문학 전체의 손실이라고 생각해 상을 제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1961년 창립된 한국문인협회는 회원 1만3,600여 명의 문학계 대표 단체 중 하나다.

황수현 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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