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국회의원 모두 교체해야…”

입력
2015.12.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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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치21 설문조사서 64% 교체 응답

지역구의원 청렴도 등 불신 42% 달해

야권의 심장부라는 광주.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을 신호탄으로 시작된 의원들의 잇단 탈당과 호남을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 선언으로 이곳 민심은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 지역 국회의원들(8명)에 대한 평가는 그리 후하지 않다. 시민들은 이들 의원들에 대해 “광주의 대표성보다 개인의 정치적 기득권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며 불신의 벽을 쌓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30일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이 시민 2,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광주지역 국회의원 여론조사 평가 결과에서 드러났다. 물론 이번 조사 결과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 내 물갈이 여론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주민들의 평가는 예상보다도 훨씬 부정적이다. 현 지역구 국회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교체되기를 바라는지 묻는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64%가 ‘교체되기를 바란다’ 고 답한 반면 ‘현 국회의원이 한 번 더 하기를 바란다’ 는 응답자는 22.1% 에 그쳤다. 특히 지역구 국회의원 가운데 교체되기를 바란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온 곳은 북을(임내현 의원)로, 70.9%였다.

이들 의원들의 도덕성과 청렴성에 대한 시민들의 눈빛도 그리 따뜻하지는 않았다. 자신의 지역구 의원들이 ‘아주 깨끗하다’는 응답은 13%에 불과했다. 국회의원들에 대한 불신(不信)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실제‘깨끗하지 못한 편’이라는 응답이 41.8%에 달했다. 이 같은 불신은 젊은층(19세 이상 20대)이 48.5%로, 60세 이상(35.8%)보다 높았다. 선거구별 유권자의 ‘불신 비율’은 광산갑(김동철 의원) 56.2% 동구(박주선 의원) 50.6%, 북을(임내현 의원) 47.1%, 북갑(강기정 의원) 43.0% 순이었다.

현 의원들의 입법활동과 전문성 등 능력과 자질에 대한 평가는 반반으로 갈렸다. 이 같은 의정활동에 대해 ‘잘하는 편’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1.6%, ‘잘못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8.4%였다. 응답자 중 40대의 경우 54.1%가 의원들의 능력과 자질이 떨어진다고 답해 60세 이상 연령대(39.6%)에 비해 훨씬 부정적이었다. 의원들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지역별로 보면 동구가 57.2%로 가장 높았고, 광산을(권은희 의원) 53.7%, 남구(장병완 의원) 49.8%, 북을 49.5% 순이었다.

이 지역 국회의원들이 개혁적이고 혁신적인 모습으로 광주정신 실현에 노력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시민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광주정신 실현에 노력했다(49.3%)는 응답과 노력하지 않았다(50.7%)는 응답이 비슷하게 나왔다.

참여자치21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는 지역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지역민의 불신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사실 지역 현역 국회의원들은 의원으로서의 자질에 대한 검증으로 선택된 게 아니라 지역주의 정치의 수혜자였음이 드러난 셈이고, 주민들이 무능 야당과 구태정치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9일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2.0%이다.

안경호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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