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출마론으로 시끌시끌한 새누리

입력
2015.12.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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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직자로부터 회의자료를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직자로부터 회의자료를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

거물 정치인의 험지출마를 두고 새누리당 내 친박과 비박 간 기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다. 김무성 대표가 험지출마 대상인 안대희 전 대법관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만나 설득작업에 나서는 등 속도를 내자 친박계는 김 대표의 험지출마를 촉구하며 맞섰다.

친박 핵심인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은 24일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당이 험지로 출마하라고 요청하는 분은 거기에 가서 또 경선을 해야 하는데 그곳에서 준비하고 있는 분들과 마찰이 생기면 우리가 원하는 대로 출마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험지출마를 요구하려면 전략공천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안 전 대법관이나 김황식 전 총리는 당에 훌륭한 DNA를 갖고 있는 분이지만 정치판에서는 생소한 분들”이라며 “이런 분들은 차라리 인큐베이터에 넣어서 성장하고 정치적 큰 거목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닫기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보호의 명분을 내놓기도 있다.

친박계는 험지출마론이 친박을 견제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역시 핵심 친박인 유기준 의원은 23일 라디오 방송에서 “험지출마를 요구하는 김 대표 자신부터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김 대표를 겨냥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특위가 가동을 시작했고 총선에 도움될 명망가 영입을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개인적 발언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는데 삼가 주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김 대표 측근인 김성태 의원도 라디오방송에서 “전략공천이라는 것은 특정 지역에 경선 없이 내리꽂는 것을 의미한다”며 “험지출마자도 경선은 다 거쳐야 한다”고 전략공천 불가를 강조했다. 그는 이어 친박계가 주장하는 김 대표의 험지 출마에 대해서도 “뼛속에 가시가 들은 입장을 가지고 얘기하면 안 된다”며 “(대표가 험지에 출마하면)당 대표로서 내년 총선 지휘는 누가 하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험지출마 대상으로 거론된 김황식 전 총리를 만났으나 김 전 총리는 내년 총선에 출마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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