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5법 국회 상임위 일괄상정” 잠정 합의

입력
2015.12.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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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기간제법 등 분리’서 한발 후퇴

與, 비정규직 4대 개혁안 논의 수용

실제 법안 통과는 여전히 미지수

이기권(오른쪽) 고용노동부 장관이 11일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청년단체 노동개혁 5개법안 입법촉구 면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이기권(오른쪽) 고용노동부 장관이 11일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청년단체 노동개혁 5개법안 입법촉구 면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여야가 노동시장개혁 관련 5대 법안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일괄 상정키로 잠정합의 했다. 야당이 기간제근로자보호법ㆍ파견근로자보호법을 다른 법안과 분리해 심사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반 발짝 물러나면서 ‘노동 5법’ 처리 방향도 가닥이 잡혀가는 모양새다.

여야는 11일 환노위 간사 회동을 통해 오는 15, 16일 환노위 법안심사소위를 개최해 노동 5법 심사를 시작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야당은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 3개 법안만 상정할 수 있다는 당초 입장에서 물러나 노동계가 반대하고 있는 ▦기간제법 ▦파견법까지 일괄 상정하자는 여당의 요구를 수용했다. 대신 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이 내세우는 ‘비정규직 4대 개혁안’도 환노위 차원에서 함께 논의키로 하는 선에서 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앞서 ‘동일노동 동일임금 동일처우’ 원칙를 명시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포함한 비정규직 개혁안을 새누리당에 제안해 놓은 상태다. 비정규직 근로자를 해고할 때 재직기간 동안 총임금의 10%를 지급토록 하는 ‘비정규직 구직수당제’ 도입, 불법 노동행위 등에 대해 파견근로 원청기업과 하청기업이 공동책임을 지도록 하는 파견법 개정안 등이 개혁안에 포함됐다.

여야가 반발씩 양보한 데는 여론의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야당으로서는 노동 5법을 상임위에 상정조차 못하도록 계속 저지할 경우 환노위 파행의 책임이라는 역풍이 불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법안 통과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당은 연내에 노동 5법을 일괄 처리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 또한 기간제법ㆍ파견법을 제외한 분리처리 방침이 확고해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상임위 차원의 논의는 진행하되 결국에는 정부ㆍ여당이 정한 시한(12월 31일)까지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결국 여당이 노동 5법을 단독ㆍ강행처리 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새누리당이 노동개혁의 핵심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야당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한다는 방침인 만큼 ‘대타협’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의 4대 개혁안과 관련해서도 구직수당제 등은 일부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노위 한 핵심 관계자는 “노동 5법을 소관 상임위에 상정조차 못하던 것과 비교하면 진전이 있다”며 “당장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겠지만 노동 5법 처리의 방향은 어느 정도 잡힌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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