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순차 개각으로 “朴대통령 사람들 출마” 메시지 반복

입력
2015.11.08 20:00

청와대가 이르면 금주 내에 2차 총선용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순차 개각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다. 하지만 한꺼번에 총선 출마 개각을 단행할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순차적으로 개각을 단행하는 것을 두고 청와대의 ‘총선 관리’ 포석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총선 출마가 유력한 장관들의 거취 문제를 고리로 새누리당과 여권 지지층에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靑, ‘예정된’ 순차개각으로 총선 관리 메시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9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의를 표명하면서 가시권에 들어온 개각 대상자들은 모두 총선 출마 예정자들이다. 사실상 이번 개각도 지난달 19일 유기준 해양수산ㆍ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교체 때와 마찬가지로 총선 차출용인 셈이다.

현역의원인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애초부터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했다.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정 장관은 연초부터 꾸준히 총선 차출설이 제기됐으며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진작부터 유력한 총선 출마 예정자였다.

이 같은 사실을 감안하면 이르면 금주 중에 단행될 개각은 사실상 예정된 수순이었다. 게다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내달 초 예산안의 국회 통과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새누리당에 복귀할 예정이다. 윤병세 외교ㆍ이동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 장수 장관들을 교체하지 않더라도 추가 개각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문제는 뻔히 예정된 총선 차출용 개각을 굳이 나눠서 하는 이유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국정 공백 최소화, 후임자 선정의 어려움 등 여러 요인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총선 관리에 대한 청와대의 지속적인 의지 표명이란 해석이 많다. 여당 내 ‘공천 룰 전쟁’을 앞두고 친박계 전력 보강과 함께 김무성 대표를 향한 실질적인 전략공천 주문이라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비박계 의원은 “최근 들어 청와대 참모진에서도 추가 총선 출마자가 있을 거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내 사람 출마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鄭 대구ㆍ尹 부산 출마 유력… 黃 공천 배제설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사의를 표명한 정 장관은 대구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사권자인 박 대통령이 정 장관의 기자회견을 용인한 것을 두고 ‘대구ㆍ경북(TK) 물갈이’에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장관 후임으로는 정재근 행자부 차관과 유민봉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이승종 지방자치발전위원회 부위원장, 정진철 인사수석 등이 거론된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도 하마평에 올라 있다.

경북 경산 출신인 윤 장관은 학창시절을 보낸 부산 출마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여권 내 공천 전쟁 결과에 따라 TK 출마 가능성이 열려 있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2인자인 최 부총리의 동향 후배이자 위스콘신대 동문이다. 후임 산업부 장관 후보자로는 추경호 국무조정실장과 주형환 기재부 1차관, 이관섭 산업부 1차관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황 부총리는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의 대표필진 사퇴 등으로 국정교과서 집필진 구성 작업이 출발부터 난항을 겪으면서 공천 배제설이 더 확산되는 분위기다. 후임자로는 임덕호 전 한양대 총장, 이준식 전 서울대 부총장, 문용린 전 장관 등이 거론된다.

여성부 장관 후임으로는 정치권에서 강은희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 등이 입길에 오르내리는 가운데 민무숙 여성가족비서관, 김행 전 대변인 등 전현직 청와대 참모진의 이름도 나온다.

양정대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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