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보이콧 확산… 고려, 경희대 교수도 연세대 이어 집필 거부

입력
2015.10.1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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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사학과 교수들에 이어 고려대와 경희대 사학과 교수들도 국정화 교과서 집필 거부를 선언하는 등 역사학계에서 국정화 보이콧이 확산하고 있다.

고려대 한국사학과, 사학과, 역사교육과 교수 18명 전원과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4명 등 22인의 교수진은 14일 성명서를 통해 “향후 진행될 국정 교과서 제작과 관련된 연구 개발, 집필, 수정 검토를 비롯한 어떠한 과정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역사교육을 퇴행시키고, 나아가 교육 및 민주헌정질서의 가치를 뒤흔드는 정부와 여당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조치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새로 만들어질 국정 교과서는 ‘올바른 한국사 교과서’가 아니라 최고 권력자와 정부 여당이 그 기준을 제시하는 ‘편향된 교과서’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희대 사학과 교수 9명 전원도 성명을 내 “우리는 역사 해석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인정하는 연구와 교육을 추구한다”며 “국정 역사 교과서의 집필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앞서 13인의 연세대 사학과 교수 전원도 전날 공개한 성명을 통해 국정화 교과서 집필 거부의 뜻을 확인했다.

이에 앞선 지난달 22일에는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8인도 학생들과 합동으로 낸 성명서에서 “한국사 국정화가 강행될 경우 교과서 집필을 거부할 것을 결의하며, 모든 역사학자와 역사교사들도 이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역사 교수들의 교과서 집필 거부 선언과 함께 지난달부터 시작된 대학가의 국정화 반대 성명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국교원대 동국대 등에 이어 서울여대 교수 61명도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창의적 능력, 상상력, 비판적 사고 등을 갖춘 시민을 길러내기 위한 역사교육의 목표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도 이날 교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양성이 공존해야 마땅한 이 시대의 역사적 흐름에 역행하지 말라”며 국정화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이날부터 교내 두 곳에 서명대를 설치하고 국정화 반대 서명을 받고 있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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