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박 대통령·반기문 총장 수차례 만날 것"

입력
2015.09.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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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방문 중… 배경 설명 없어 주목

추석 연휴 기간 여권의 눈길은 유엔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 온통 쏠릴 것으로 보인다. 25~28일 뉴욕을 방문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여권의 차기 주자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여러 차례 만날 것이라고 청와대가 23일 예고했기 때문이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수석은 23일 박 대통령의 뉴욕 일정을 브리핑하면서 “박 대통령은 뉴욕 방문 기간에 반 총장과 공식ㆍ비공식으로 여러 번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 수석은 그러나 박 대통령이 반 총장과 만나는 목적과 배경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이 유엔총회장 안팎에서 열리는 여러 행사에서 만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친박계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본격적으로 견제하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나도는 미묘한 시점이어서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이 북한 도발 저지 문제와 남북 평화통일 등 한반도 현안 이외에 어떤 얘기를 주고 받을 것인지, 또 박 대통령이 반 총장에 얼마나 신뢰를 표시할 것인지 등에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반 총장은 국내 정치와 선을 긋고 있음에도 여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고, 일부에서는 ‘친박계 대안 주자’로 꼽고 있다는 점에서 여권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두고 있다. 다만 박 대통령이 미래 권력을 둘러싼 경쟁을 조기에 달아오르게 하는 것에는 실익이 별로 없는 만큼, 반 총장에게 공개적으로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한편 박 대통령은 사흘 간 뉴욕에 머물며 10월 초로 예상되는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ㆍ핵실험 등 도발을 저지하기 위한 외교전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에 유엔총회 기조연설(현지시간 28일)에서 북한과 한반도 주변국에 어떤 수위의 메시지를 발신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 중이다. 박 대통령은 26일 유엔개발정상회의 본회의에서도 기조연설을 하고, 반 총장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함께 주최하는 유엔평화활동 정상회의와 글로벌교육우선구상 고위급회의, 미국 싱크탱크 간담회 등에 참석한다. 또 26일 우리나라와 유엔개발계획(UNDP)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함께 주최하는 새마을운동 고위급 특별행사에 참석해 새마을운동 전파에 나선다. 덴마크, 파키스탄 정상 등과 양자 회담을 갖고 경제 협력 강화와 기후변화 공동대응 방안 등도 논의한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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