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대세남' 유병재, YG도 알아봤다

입력
2015.06.0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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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재는 비주류의 감성으로 성공시대를 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유병재는 비주류의 감성으로 성공시대를 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방송인 유병재가 미디어 기업 CJ E&M에서 유명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로 이직했다. 연봉계약서를 쓰는 직장인에서 전속계약을 맺는 연예인으로 신분이 바뀐 것이다. 4일 YG엔터테인먼트는 한국일보가 지난해 기획인터뷰 ‘눈사람’의 첫 손님으로 그를 맞아 촬영한 사진을 활용해 ‘웰컴투 와이지 유병재’ ‘2015. 6. 4 오늘부터 출근’이라고 쓰인 포스터를 자사 블로그에 내걸었다.

유병재는 케이블채널 tvN의 코미디 프로그램 ‘SNL 코리아’의 작가로 출발한 뒤 직접 출연까지 겸하는 코미디언으로 변신해 인기를 모았다. 최근엔 같은 채널 드라마 ‘초인시대’의 주연 배우 겸 작가로 활약 중이다. YG는 “뛰어난 재치와 감각을 지닌 방송인일 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 관련 작가로서 활용도도 높게 인정해 영입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양현석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병재의 재치 넘치는 창의성이 YG 소속 가수들과 결합할 때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 기대한 것이다. YG는 유병재가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집중하기보다 콘텐츠 기획에 힘을 쏟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YG가 유병재와 손을 잡았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은 한 목소리로 응원의 글을 남기고 있다. 유병재는 특히 ‘SNL 코리아’의 ‘극한직업’에서 유명 연예인에게 갖은 수모와 모욕을 당하는 매니저로 출연해 호감도가 높다. 한 네티즌은 “유병재는 자신을 낮춤으로써 시청자를 위로하며 웃음을 준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평했다.

빅뱅 신곡의 연이은 히트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YG와 유병재가 이번 계약으로 서로 ‘윈윈’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소속 연예인이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YG의 시스템에서 유병재의 재능이 꽃을 피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루저 캐릭터로 인기를 모은 그가 최근 MBC 인기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식스맨 후보에 올랐다가 떨어진 뒤 가요계 ‘위너’인 대형 기획사 YG에 들어갔다는 것도 화젯거리다. 자신의 능력으로 바닥에서부터 올라와 대형 기획사 소속 연예인이 된 것을 두고 “자수성가한 몇 안 되는 연예인”이라고 칭찬하는 글도 있었다. 한 SNS 사용자는 “취업준비생이 공기업에 떨어지고 외국계 IT기업에 들어간 셈”이라고 썼다. “무한도전은 황금알을 걷어차고 메추리알을 뽑았다” “무한도전이 인재를 놓쳤다” “무한도전이 유병재를 뽑았으면 시청률이 더 올라갔을 것이다” 같은 글도 심심찮게 보였다.

궁금증도 남는다. 비주류 감성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유병재가 대형 기획사의 시스템 안에서 어떤 유형의 콘텐츠를 만들며 대중과 호흡할 수 있을까? 그는 도약대이자 또 다른 시험대에 올라선 것인지 모른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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