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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중동 육로연결의 꿈… 파키스탄에 50조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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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파키스탄과 정상 회담
40년 운영권 과다르항 대규모 개발
건설·금융·과학기술 등 협력 합의
단일 국가 규모론 최대 투자 약속
인도 견제 군사 요충지 확보 효과도
중국이 파키스탄에 450억달러(약 48조5,000억원)를 쏟아 붓기로 했다. 미국이 2010년부터 지원해 온 50억달러의 9배다.
AP와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20일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 맘눈 후세인 파키스탄 대통령과 나와즈 샤리프 총리의 영접을 받았다. 양국 정상들은 회담에서 전통적 우의를 강화시키면서 ‘중국-파키스탄 경제 회랑(回廊)’ 건설을 앞당기자는 데 뜻을 모았다. 양국은 ▦에너지 ▦공항 항구 철도 도로 등 교통 관련 기초시설 ▦경제ㆍ무역 ▦금융 ▦과학기술 등의 협력 문서에도 서명했다. 아산 입발 파키스탄 계획발전부 장관은 “에너지 분야에 370억달러를 비롯 총 450억달러가 투자될 것”이라며 “이중 280억달러 상당의 사업은 당장 시작된다”고 밝혔다. 중국이 단일 국가에 투자한 규모론 최대다. 이에 앞서 미국은 2010년부터 파키스탄에 총 50억달러를 지원한 바 있다. 샤리프 총리는 이날 “시 주석의 방문은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파키스탄에 돈 보따리를 풀기로 한 것은 전략적인 이해 때문이다. 중국은 에너지의 60%를 중동에서 수입한다. 석유의 80%는 인도양과 말라카 해협을 통과, 남중국해로 이어지는 1만5,000여㎞의 바닷길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파키스탄의 육로를 통하게 되면 중국과 중동의 거리가 2,000여㎞로 단축된다. 중국이 파키스탄 남서부 과다르항의 40년 운영권을 확보하고 대규모 개발을 나선 이유다. 과다르항과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카스(喀什)를 연결하는 송유관을 건설하겠다는 게 중국 구상이다. 특히 파키스탄 남서부의 과다르항은 수심이 깊은 천혜의 항구로, 이란 국경과는 70여㎞, 호르무즈 해협과는 400여㎞ 떨어져 있다. 과다르항과 이란을 파이프로 연결하면 이란산 원유와 가스를 해상을 거치지 않은 채 직접 중국으로 운송할 수도 있다. 원유 육로 수송이란 중국의 오랜 꿈은 그 동안 이란에 대한 미국 등 서방의 제재로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타결로 새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중국은 과다르항에 자유무역지구를 설치하는 한편 국제공항을 짓고 서쪽으론 이란, 동쪽으론 600㎞ 떨어진 카라치항까지 이어지는 가스관과 고속도로 등도 건설하기로 했다.
파키스탄은 또 육ㆍ해상 실크로드의 교차로에 위치해 시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도 중추적 역할을 맡게 될 곳이다. 중국 매체들은 중국과 파키스탄의 관계가 ‘운명공동체’ 구축과 주변국 외교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이미 2030년까지 과다르항에서 카스까지 도로 철도 송유가스관 광케이블 등 4가지 인프라를 한꺼번에 건설하는 ‘4위1체’계획에도 합의한 상태다.
중국과 파키스탄은 군사ㆍ안보 이해도 맞는다. 파키스탄은 북쪽으론 중국과 접하고 있지만 서쪽은 이란, 동쪽은 인도와 국경을 마주 하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인도를 견제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다. 인도와 앙숙인 파키스탄은 중국으로부터 군사 기술과 무기를 지원받길 원한다. 특히 중국은 인도양에서 군사 작전 반경을 넓히는 데 과다르항을 적극 활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미 중국은 위안(元)급 41형 디젤 잠수함 8척을 파키스탄에 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를 통해서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미국으로서는 중국의 행보에 신경이 더욱 곤두서게 됐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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