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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다는데 3년 반… 그들은 재벌 3세

입력
2015.01.0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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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직원 23.7년 비해 7배 빠르고

평균 28세 입사... 곧바로 임원 되기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부사장, 삼성그룹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효성그룹 조현상 사장,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 한진그룹 조현아 전 부사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부사장, 삼성그룹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효성그룹 조현상 사장,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 한진그룹 조현아 전 부사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30대 대기업 총수일가 3,4세들은 평균 28세에 입사해 3년 뒤에는 ‘기업의 별’이라는 임원으로 초고속 승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8일 기업분석업체인 CEO스코어가 30대 그룹에 입사한 재벌 3,4세 자녀 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32명(남자 27명, 여자 5명)이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었으며 이들은 입사 후 평균 3년 반만에 전원 임원이 됐고 일반직원이 임원이 되는데 걸리는 기간보다 7배 이상 빨리 승진했다. 지난해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기업 사무직 대졸신입사원이 임원이 되려면 평균 23.7년이 걸렸으며, 신입사원이 동기들을 제치고 임원이 되는 비율도 0.47%에 불과했다. 신입사원이 대리가 되는데 걸리는 기간이 4년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승진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짐작할 수 있다.

남성은 평균 28.5세에 입사해 32세에 임원이 됐고, 여성은 25.6세에 입사해 서른도 되기 전인 29.7세에 임원으로 등극했다. 특히 입사하자마자 바로 임원이 된 재벌 3,4세도 9명이나 됐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27세에 신세계 이사대우로 경영에 참여했으며, 동생인 정유경 부사장은 30대 그룹 경영참가자 중 최연소인 24세 때 임원이 됐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장남 조원국(임원승진 나이 32세) 전무와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의 3남 이해창(36세) 대림코퍼레이션 부사장, 이수영 OCI 회장의 장남 이우현(37세) 사장 등도 임원으로 바로 입사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씨는 본인이 창업한 광고회사를 경영하다 35세에 그룹 계열사인 오리콤 부사장으로 취임했으며, 허세홍 GS칼텍스 부사장도 쉐브론 등 외국계 회사에서 15년 동안 경력을 쌓은 뒤 임원으로 입사했다.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과 삼남인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도 입사 후 1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김영대 대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정한 사장과 삼남 김신한 사장은 불과 30세와 31세에 계열사인 대성산업과 대성산업가스의 이사로 선임됐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은 부장으로 입사한 지 2년 반만인 2005년 1월에 별이 됐으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도 26개월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땅콩 회항’ 사건으로 7일 구속기소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1999년 사원으로 입사해 6년 반 뒤인 2005년 말 상무보가 됐으며, 이후 4년 뒤 전무로 승진하고 2013년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은 3.4년, 차녀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2007년 입사 후 3.9년 만에 임원에 올랐다.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은 입사 후 임원이 되기까지 10년이 걸려 조사대상 32명중 가장 길었으며,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9.9년) GS건설 상무와 이재용(9.4년)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9년) 호텔신라 사장, 박지원(9년) 두산중공업 부회장도 상대적으로 길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자인 구광모(8.3년) 상무와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장남 정의선(5.8년) 부회장,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 정기선(5.8년) 상무, 이해욱(5.7년) 대림산업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5년) 상무도 다른 재벌 3,4세에 비해 임원이 되기까지 오래 걸렸지만, 일반 직원들의 승진기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혜택을 받았다.

이 밖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상무는 각각 4.5년과 4.1년이 걸렸으며,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두 아들인 조현식 사장과 조현범 사장은 입사 후 3.6년과 3.8년 뒤에 임원이 됐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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