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좁고 시야 안 좋아 철수 반복… 세 차례 잠수 끝에 시신 수습

입력
2014.10.2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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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훼손 우려 작업 지체

발견 25시간 만에 물 밖으로

세월호 침몰사고 197일째인 29일 오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 걸려 있는 노란리본과 실종자의 초상화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뉴시스
세월호 침몰사고 197일째인 29일 오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 걸려 있는 노란리본과 실종자의 초상화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뉴시스

세월호 참사 6개월이 지나 발견된 실종자 시신 인양은 난항을 거듭했다. 수색팀이 발견 후 25시간동안 세 차례나 더 잠수를 하고서야 물 밖으로 올라왔다. 시신이 발견된 화장실이 워낙 좁은 공간인데다 6개월 넘게 물 속에 잠겨있던 시신의 훼손 우려가 커 작업이 순조롭지 않았던 탓이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29일 오전 4시 8분부터 5시 30분까지 잠수사를 투입, 전날 오후 선체 4층 중앙 여자화장실에서 발견된 시신 인양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조류가 비교적 잔잔한 정조 때였지만 수중 시야가 불량하고 작업공간이 협소해 시신을 꺼내지 못한 채 포박하고 철수했다.

시신이 있는 여자화장실은 가로 1m, 세로 1,4m, 높이는 2.35m로 잠수사가 제대로 움직이기도 힘든 좁은 공간이었다. 더욱이 시신을 훼손하지 않으려다 보니 작업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사고 197일째인 것을 감안하면 보존 상태는 비교적 좋았지만 시신은 거인으로 변해 있는 상태다. 잠수사가 시신 인양을 위해 가지고 들어간 사체포(망)가 턱없이 작아 시신 인양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대본 관계자는 “잠수시간도 지체됐고, 시신 훼손이 우려돼 인양하지 못했다”면서“현재 시신은 화장실 공간에 안전하게 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바닷속의 수압과 빠른 조류, 제한된 시계 등 잠수사의 입수시간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88수중 잠수사는 전날 오후 5시 25분쯤 시신을 발견했지만 이 때도 유속이 빠르고 잠수시간이 부족해 시신을 고정시키기만 하고 철수했다. 발견 당시 시신은 화장실 벽과 변기 사이에 누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잠수업체인 88수중과 해군으로 이뤄진 수색팀은 오전 10시 57분 재차 인양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잠수사들이 다시 선체에 진입한 것은 조류가 약해지는 오후 5시 19분이었다. 시신을 안전하게 사체포에 담은 잠수사는 약 1시간만인 오후 6시 21분 물 위로 오르는데 성공했다. 시신은 곧 해경에 인도돼 가족들이 기다리는 팽목항으로 향했다.

세월호 실종자가 발견된 것은 7월 18일 세월호 식당칸에서 여성 조리사가 발견된 이후 102일만이다. 범대본에 따르면 4층 여자화장실은 수색팀이 이미 13차례나 수색을 진행했던 곳이어서 한동안 수색이 이뤄지지 않았었다. 대신 그동안 수색이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4층 선미 좌현에 잠수사 투입을 집중했다. 그러다가 24일 군과 민간이 맡았던 구역을 바꿔 교차 수색에 나서면서 88수중 소속 민간 잠수사가 시신을 찾아냈다. 이로써 세월호 사망자는 295명, 남은 실종자는 9명이다.

진도=박경우기자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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