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논의 제동 걸릴 듯

입력
2014.10.2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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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제대로 했나" 의문 제기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수색을 해달라고 지목했던 4층 화장실에서 실제로 102일만에 시신이 발견되면서 이제 막 논의가 시작된 인양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6개월째 선체를 훑었지만 100% 수색되지 않았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해 수색작업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28일 오후 4시 59분 수색에 돌입한 잠수사가 세월호 4층 중앙 여자화장실 문틈에서 실종자 시신 1구를 발견한 것은 30분도 채 지나지 않은 오후 5시 25분쯤이었다. 이미 6개월이나 물 속에 잠긴 상태인 시신은 훼손이 심해 성별이나 옷차림이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이 발견되자 DNA를 확인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곧바로 진도 팽목항으로 직원을 파견했다.

3개월 넘게 수색작업에 성과가 없자 최근 급부상한 인양 논의는 이날 실종자 추가 발견으로 다시 물밑으로 가라앉게 됐다. 더욱이 시신이 발견된 4층 중앙 화장실이 범대본 측이 “이미 수차례 수색한 곳”이라고 했던 점에서 가족들 사이에선 “과연 지금까지 수색을 제대로 한 것인지 의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실종자 가족대책위 배의철 변호사는 “전 구역에 걸쳐서 수색을 다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가족들은 생존자들의 목격담을 근거로 남은 실종자들이 여전히 선체 안에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단원고 생존 학생들이 탈출 직전 일부 실종자들을 목격한 위치는 세월호 4층 중앙 화장실을 비롯, 4층 S4 객실, 4층 로비, 4층 B22 복도, 4층 선미 좌현 다인실 SP1, 3층 계단 등이다. 인양 여부를 놓고 투표를 벌였던 실종자 가족들은 27일 5 대 4로 수색작업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면서 4층 선미 3m 정도 구역과 4층 복도, 3층 선미 등을 추가로 수색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범대본측은 “지금까지 수색을 하면서 접근하지 못한 곳은 없다”며 “4층 화장실도 수색한 곳인데 어떻게 발견된 건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에도 이미 수색을 진행했던 구역을 2차로 정밀수색하면서 시신을 발견한 사례가 적지않다. 부유물이 많거나 공간이 넓어 놓쳤다가 2차 수색에서 시신 수습에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가족들이 지목한 곳들은 이미 천장이 무너져 내리는 등 협착돼 잠수사가 진입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다. 범대본 관계자는 “어디를 집중적으로 더 할 것인지 추가 수색 계획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4층 선미 아래쪽 찌그러진 부분은 물리적으로 진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ㆍ실종자ㆍ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도 배 안에 수색하지 않은 공간이 남아있는데 구체적인 계획도 없는 인양안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며 “정부는 대통령이 약속했듯 실종자 수색과 관련해 가족들의 의견을 최우선적으로 존중하고 수색에 힘써달라”고 촉구했다.

진도=박경우기자 gwpark@hk.co.kr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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