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지각참석 국감서 호된 '신고식’

입력
2014.10.27 17:04

보은인사 지적에 "그랬다면 절대 안받았을 것" 반박

해외출장을 이유로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았던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출장을 이유로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았던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27일 대한적십자사 국정감사에서는 김성주 총재의 '국감 회피' 의혹을 비롯해 전문성과 자질 부족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총재는 국감 시작과 함께 국제회의 출석차 국감에 불참한 것과 관련해 "심려와 불편을 끼쳐 사과한다"고 말했으나 복지위의 여야 위원들은 한목소리로 김 총재의 태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의원은 "국회는 국민의 대표 기관이므로 국회를 무시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김 총재가 국정감사에 나오지 않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박윤옥 의원도 "국감은 국민을 대신해 국정 전반을 감시하고 지적하는 엄중한 자리"라며 "김 총재의 사과를 받아들이겠지만 국회의 권위에 손상을 입힌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야당 위원들은 김 총재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점을 들어 '낙하산 인사' 논란과 함께 김 총재의 과거 언행을 문제 삼으며 전문성·자질 부족 의혹을 제기했다.

새정치연합 양승조 의원은 "총재로 선출된지 몰랐고 당황했다"는 김 총재의 말에 "그것은 너무 당황할 정도로 전문성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낙하산·보은인사의 결정판이라는 지적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김 총재는 "대선 유세 당시 제가 한 첫 마디가 '저를 붙잡지 말라'는 말이었고 저 자신이 정치적 체질도 아니다"라며 "그렇게 (보은인사라고) 볼 수도 있지만 보은인사였다면 절대 안 받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최동익 의원은 김 총재가 과거 한 특강에서 '중국은 돈만 주면 살인까지 한다', '인도는 가난해서 개나 소와 똑같이 산다' 라고 한 발언 등을 문제 삼으며 "이러한 발언이 적십자사의 인도주의와 융화가 되는가"라고 물었다.

김 총재는 "인도주의 정신에 맞지 않다"며 "공인이 아니라서 과하게 발언한 것을 사과하고 앞으로 공인으로서 잘 처신하겠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적십자 회비를 한 번도 낸 적이 없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성주재단을 통해서 50개 이상의 국내외 NGO 단체를 돕고 있다"며 "그쪽 일에 집중하다 보니 적십자 일에 소원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여당 위원들은 김 총재에게 적십자사의 혁신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은 "대다수 국민과 여론이 우려하는데 그 우려를 넘어 여러 성과와 업적을 내기 바란다"며 국감에 불출석하고 참석한 아·태지역 총재회의에서 북한과의 관계와 관련해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묻기도 했다.

김 총재는 "남북관계에 민감한 부분이 많아서 관련 정부 부처와 의논해 차후에 말하겠다"면서도 "동북아 5개국 공조를 통해 대북 인도적 교류를 하는 것과 관련해 북한 측의 동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제가) 사업체를 확장하고 수출 등 글로벌 경험이 많은 기업인이다 보니 (적십자사) 효율성 제고가 첫 업무"라며 "조금이나마 좋은 인프라를 구축하고 하나를 해도 열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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