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 퇴장 당한 벨기에 못 뚫고… 끝내 빈손

입력
2014.06.27 17:57

최전방 공격수·골키퍼 교체 불구 고질적 골 결정력 부족 또 드러내

슈팅 수 등 앞선 파상공세 펴고도 역습에 되레 허 찔려 통한의 패배

태극전사들이 27일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벨기에에 0-1로 패해 16강행 탈락이 확정된 뒤, 응원을 보내 준 팬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대표팀은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태극전사들이 27일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벨기에에 0-1로 패해 16강행 탈락이 확정된 뒤, 응원을 보내 준 팬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대표팀은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기적은 없었다. 홍명보(45)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짐을 쌌다.

한국은 27일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벨기에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2점 차 이상 완승을 노렸던 대표팀은 전반 초반부터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후반 33분 얀 페르통언(토트넘)에게 결승골을 얻어 맞았다.

이번 대회 성적은 3경기 1무2패(승점1ㆍ골득실 -3). 조 1위 벨기에(승점 9ㆍ골득실+3), 2위 알제리(승점 4ㆍ골득실+1)가 16강행 열차를 탔다. 2018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승점 2ㆍ골득실-1)도 한국과 함께 소득 없이 대회를 마쳤다.

4년 전 남아공 대회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일궜던 한국은 2회 연속 16강 진출을 노렸다. 내친김에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이라는 큰 밑그림도 그렸다. 하지만 유럽과 아프리카 축구의 벽은 높았다. 손흥민(레버쿠젠) 기성용(스완지시티) 김영권(광저우 헝다)은 경기 뒤 눈물을 쏟았다.

승리가 절실했던 홍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4-2-3-1 기본 포메이션을 유지하되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박주영(아스널)을 빼고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을 넣었다. 김승규(울산)도 정성룡(수원) 대신 골키퍼 장갑을 꼈다. 이에 맞선 벨기에는 16강 진출의 여유 속에 사실상 1.5군으로 나왔다. 러시아와 2차전에 비해 선발 출전 선수가 7명이나 바뀌었다.

대표팀은 그러나 좀처럼 찬스를 잡지 못했다. 전반 31분 기성용이 중거리슛으로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1분 뒤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손흥민의 헤딩슛을 스테번 드푸르(포르투)가 걷어 냈다. 한국은 전반 44분 드푸르가 볼 다툼을 하던 김신욱의 오른 발목을 고의로 밟고 퇴장 당해, 수적 우위를 차지했지만 끝내 득점포를 터뜨리지 못하고 전반을 마쳤다.

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가시와 레이솔)을 빼고 공격수 이근호(상주 상무)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근호는 후반 6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측면으로 파고드는 위협적인 드리블을 선보였고, 곧바로 이어진 코너킥에서는 헤딩으로 골을 노리며 ‘위기 반전 카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근호의 활약 덕에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 16분 손흥민이 차올린 코너킥을 기성용이 헤딩으로 연결하는 등 벨기에 철옹성 수비를 뚫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그러나 기다리던 한 방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오히려 벨기에의 역습에 허를 찔렸다. 후반 15분 투입된 벨기에 10대 공격수 디보크 오리기(19ㆍ릴)가 한국 사냥의 발판을 마련했다. 역습에 나선 오리기는 개인기로 한국의 수비를 뚫은 뒤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강력한 중거리포를 날렸다. 한국은 수문장 김승규가 펀칭으로 막아냈지만 얀 페르통언(27)이 흘러나온 볼을 왼발로 가볍게 밀어 넣어 결승골을 넣었다.

한국은 이날 점유율(51%-49%)과 슈팅수(18개-16개) 유효 슈팅수(12개-11개)에서 벨기에에 앞섰다. 전반전엔 점유율(43%-57%), 슈팅수(5-7), 유효슈팅수(2-5)에서 모두 밀렸지만 후반 들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고질적인 골 결정력 난조와 후반 중반 이후 급격하게 떨어진 체력이 문제였다. 뛴 거리도, 공을 소유한 시간도 벨기에 보다 많았지만 효율적인 공격활로를 뚫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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