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으로 회귀한 한국축구 시계바늘

입력
2014.06.27 16:17

한국 축구의 시계바늘이 16년 전으로 되돌아갔다. 월드컵 무승(無勝)은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처음이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1954년 스위스 대회에서 월드컵 본선에 처음 진출한 뒤 1998년 프랑스 대회까지 총 5번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이 기간 동안 한국팀은 1승도 챙기지 못했다.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는 차범근 감독이 사령탑에 올라 원정 첫 16강 진출을 꿈꾸기도 했지만 첫 경기 멕시코전에서 하석주가 첫 골을 넣고도 백태클로 퇴장 당하면서 1-3으로 역전패 했다. 2차전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를 만나 0-5로 참혹한 패배를 당했다. 이 경기 직후 차 감독이 경질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맞게 됐다. 대표팀은 마지막 경기 벨기에전에서 유상철의 후반26분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거둬 그토록 염원했던 16강은 희망으로만 자리잡았다.

안방에서 열린 2002년 한ㆍ일 대회는 한국인들에게는 꿈을 현실로 만든 월드컵으로 기억된다. 첫 승과 4강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 한국은 첫 상대 폴란드를 2-0으로 격파 한 뒤 미국과 1-1로 비겼다. 하지만 루이스 피구가 이끈 우승후보 포르투갈을 1-0으로 제압하고 마침내 16강 토너먼트에 오르게 됐다.

이어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차례로 격파하며 4강 신화를 써냈다. 2006년 독일 대회에서도 1차전서 토고(2-1)를 꺾어 원정 첫 승을 맛본 뒤 강적 프랑스와 1-1로 비기는 저력을 발휘했다. 최종전에서 안타깝게도 스위스에 0-2로 져 16강행은 이뤄내지 못했다.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도 대표팀은 한국 축구의 위상을 보여줬다. 나이지리아와 아르헨티나, 그리스를 만나 1승1무1패를 거두며 원정 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하지만 한국은 브라질 대회에서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이라는 도전장을 던졌으나 단 1승도 못한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뚜렷한 강자가 없어 조 편성에 운이 따랐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결과는 기대 밖이었다. 미국 abc방송은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 나올 자격이 없었던 것 같다”고 혹평했고, 미 일간 USA투데이는 “2002년 한일 대회 준결승 진출 뒤 실력이 퇴보했다”고 꼬집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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