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 안 거쳐… 정상 아니었다"

입력
2025.01.15 17:00
한 총리, 직무정지 중 내란국조 참석
위헌·위법 여부에 대해선 답변 피해
尹 체포에 "모든 국민은 법에 따라야"

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선포가 된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계엄이) 여러 절차상·실체적 흠결 등으로 정상적인 것은 아니었다"며 대국민 사과도 했다. 다수 국무위원이 계엄이 위법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반면 사전 모의 의혹은 부인했다.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된 한 총리는 국회 '내란혐의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기관보고에 증인으로 참석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선포됐나'란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계엄법을 어긴 것이다. 한 총리는 그러나 '위헌·위법이라고는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최종적으로 사법적 판단·절차로 정해지는 것으로 제가 얘기하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국무위원들이 계엄에 동조해 불법 행위를 정상적 절차로 위조하려 한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백혜련 의원은 "형식적, 절차적 흠결이 많은 국무회의를 정상적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있었다고 본다"며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국무회의에) 부서하자고 제안하지 않았나"라고 캐물었다. 이에 한 총리는 "누군지는 기억이 안 난다. 누가 사인을 해 두는 게 좋지 않으냐고 했는데, 모든 장관이 다 반대했고, 저도 반대해 사인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한 총리는 국무위원 소집을 건의한 것에 대해 "모든 국무위원이 계엄에 대해 반대 의견을 가지리라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이날 체포된 윤 대통령이 '불법이고 무효인 영장'이란 주장을 편데 대해선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야 된다"며 "대통령도 자신의 결정에 대해 법적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고 강조했다.

기재부 "비상계엄 헌법 법률에 비춰 잘못"

야당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계엄 당일 주요 경제 수장 등이 참석한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회의)를 개최한 것도 문제 삼았다. 윤 대통령이 최 대행에게 계엄 관련 예비비 확보 지시 등이 적힌 '쪽지'를 전달했는데 이를 실행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김진명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은 "비상계엄은 헌법, 법률에 비춰볼 때 잘못된 결정이란 입장"이라며 "부총리(최상목)는 대통령실에서 전달받은 예비비 확보 관련 쪽지는 무시하기로 했으며 수사 과정에서 수사기관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2023년 12월18일 경호처 창립 기념일을 윤 대통령 생일 파티로 둔갑시켰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윤석열 삼행시 선발대회, 생일축하 경호처 합창 등이 있었고 해당 장면을 동영상이 있다는 점도 확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진하 경호처 경비안전본부장은 "창설 기념일 행사를 했던 것은 알고 있다"면서 "세부적인 사항은 기억이 잘…"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尹 "부정선거 증거 너무나 많아"… 선관위 "수개표 절차 거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윤 대통령이 자필 원고를 통해 "부정선거의 증거는 너무나 많다"고 주장한 것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윤 대통령 서울대 법대 동기인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은 "국정원 점검 결과 이후 후속 조치가 들어갔다. 33.5점에서 70점 가깝게 보안점수를 향상시킨 상태에서 22대 총선이 치러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나 법원이 서버에 대해 검증을 하면 검증 절차에 응할 것이고, 형사사건 수사과정에서 이 부분을 보시겠다고 하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라는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저희가 갖고 있는 서버 소스코드 등이 노출되면 즉각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상당한 기간을 갖고 서버 재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사전투표' 의혹엔 "전자장비를 이용할 뿐이지, 본투표와 마찬가지로 투표함에 넣게 되는 과정을 거친다"면서 "개표소 현장에서 수개표의 형태로 이뤄진다. 참관인은 개표 상황표가 작성되는 부분을 전부 볼 수 있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도형 기자
권우석 인턴 기자
임주영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