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으로 진보 성향일수록 경제 불평등(빈부 격차) 문제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자국 내 빈부격차에 대해 ‘매우 심각한 문제(Very big Problem)’라고 생각하는 답변은 36개국 평균 5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어느 정도 큰 문제(Moderately big problem)”는 30%였다. 이번 조사는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1~5월 세계 36개국 4만1,5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퓨리서치센터는 “각 국가별 경제 불평등에 대한 대중적 우려는 전 세계적으로 뚜렷했다”라고 전제했다.
국가별로는 튀르키예(68%) 스리랑카(66%) 프랑스 인도 페루 칠레(이상 64%) 독일 태국 콜롬비아(이상 61%)에서 빈부 격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반면, 폴란드(24%) 스웨덴(27%) 싱가포르(29%) 인도네시아(32%) 말레이시아(35%) 네덜란드(37%)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국은 47%로 36개국 중 25위 수준이었고 일본은 35%로 낮았다.
퓨리서치센터는 특히 “정치 성향에 따라 빈부 격차에 대한 견해가 뚜렷하게 갈렸다”고 분석했다. 진보 성향일수록 ‘빈부 격차가 매우 큰 문제’라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보수·진보 성향 간 의견 차가 가장 큰 국가로 나타났는데, ‘빈부 격차가 매우 큰 문제’라는 답변은 보수 성향인 경우 30%, 중도 55%, 진보 76%로 나타났다. 한국도 보수 31%, 중도 45%, 진보 66%로, 정치 성향에 따라 의견 차이가 비교적 큰 국가로 나타났다. 또 소득이 높은 국가보다는 중저소득 국가에서 “빈부 격차는 매우 큰 문제”라는 답변이 대체로 많았다.
한편 “빈부 격차가 심화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엔 무려 60%가 “부자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교육 시스템의 문제”라고 짚은 답변은 48%, “기회의 불평등 때문” 39%, 로봇·AI 등 기술의 발전은 31%였다. 하지만 “(잘사는 사람은) 열심히 일하기 때문에 잘사는 것”이란 답변도 40%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