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해, 사람 쳤어" 강남 8중 추돌 무면허 20대, 법정서 '눈물'

입력
2025.01.14 13:00
"약물 의한 심신미약" 주장
"정신감정 신청서 제출 예정"
블랙박스 영상 재생에 눈물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무면허 상태로 운전해 연쇄 추돌 사고를 낸 20대 여성이 법정에서 약물에 의한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장수진 판사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위험운전치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20대 운전자 김모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고 당시 김씨가 (약물 복용으로) 정상적 판단을 할 수 없던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며 "정신감정 신청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 사고 당시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증거로 채택돼 재생되자 김씨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함께 증거로 제출된 도로 폐쇄회로(CC)TV에선 김씨가 유모차를 끄는 여성과 여러 차량을 치고도 차에서 내리지 않고 계속 운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 사고 후에도 계속 운전대를 놓지 않고 자신의 부모와 친척에게 전화해 "무면허다" "사람을 쳤다" "경찰에 신고 못 하겠다" "(차량) 10대 박았다"라며 말하는 장면도 담겼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2일 무면허로 서울 송파구에서 유모차를 밀던 30대 여성과 유모차에 탄 4세 아이를 치고 도망갔다. 이후 강남구에서 차량 6대를 들이받고 역주행하며 오토바이 1대와 부딪혀 8중 추돌 사고를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두 사고로 모두 11명이 전치 1~2주의 경상을 입었다. 김씨는 사고 당시 정밀검사에서 마약 및 음주 소견은 나오지 않았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감정 결과 향정신성 의약품에 든 신경안정제 물질이 검출됐다.

오세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