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 1기 행정부에 몸담았던 스티븐 본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대행이 출범을 앞둔 트럼프 2기의 통상 정책에 대해 "미국과 무역하는 국가에 1기 때보다 더 강경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본 전 대표는 대한상공회의소가 16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트럼프 2기 통상규제: 한국 기업의 리스크 관리와 대응 전략'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 연사로 올랐다. 그는 2025년 1월 집권하는 트럼프 2기를 앞두고 한국 산업계에 대응책을 주문했다. 트럼프 1기 무역 정책을 지휘했던 핵심 인사였던 만큼 무게감 있는 조언이었다.
본 전 대표는 우선 "한국, 일본, 중국, 캐나다, 멕시코와의 새로운 무역협정 체결 등 공격적 자국 우선 정책이 트럼프 당선자를 다시 백악관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한 주요 이유"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당선자는 1기 행정부 때보다 워싱턴DC에서 더 많은 영향력을 가지게 됐다"며 "미국 행정부 관계자와 가능한 한 빠르게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연사로 나선 미국 싱크탱크 루거센터의 폴 공 선임연구원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은 각국 정부가 앞다퉈 미국으로 협상팀을 파견해야 할 만큼 강력한 통상 압박이 예상된다"며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기업이 바이든 정부 시기 미국에 대한 투자를 활발히 진행했지만 정권 교체 이후 그동안의 투자 실적이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할 수도 있다"며 "트럼프 1기와 달리 미국 상무부의 수출 통제가 무기화되면서 협상의 난도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축사를 맡은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오랜 기간 상호 보완적이고 호혜적인 경제 협력을 통해 상생의 길을 걸어온 한미 간 협력은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에 영향을 받지 않고 굳건히 유지될 것"이라며 "기업이 교역 투자로 쌓은 협력 기반 및 정부 간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 정책에 최선을 다해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 역시 "현재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으로 트럼프 2기 정부에 대응할 한국 정부의 명확한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이지만 한국은 뛰어난 민주주의 회복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며 "경제단체와 기업은 '원팀'이 돼 트럼프 2기에 효과적으로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