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저녁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찾아가 당정협의 재개를 요청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국정안정협의체 구성을 일축하고 당정협의체 카드로 국정 수습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국정 수습 주체를 두고 여야의 힘겨루기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 원내대표와 한 권한대행의 회동 내용을 전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약 30분간 한 권한대행 사무실을 찾았다고 한다. 박 원내대변인은 "엄중한 정국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당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권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내각이 흔들림 없이 국정을 관리해달라"며 "당이 수습되는 즉시 고위 당정협의와 실무 당정협의가 재개됐으면 한다"고 제안했다고 박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국정 수습의 중심은 여당과 정부가 돼야 한다는 점을 못 박은 것이다.
권 원내대표가 당정협의체 카드를 꺼내든 건 이날 오전 이 대표의 국정협의체 제안의 맞불 성격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표는 국정협의체를 제안하면서 국민의힘을 '제2당'으로 지칭하며 여당 힘빼기에 나섰다. 그러자 권 원내대표는 "우리 국민의힘은 여전히 여당"이라고 발끈했다.
한 권한대행은 당정협의체 가동에 "당연히 추진한다"며 긍정적으로 화답했다고 박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한 권한대행이)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내각이 차질 없이 움직이는 게 정국 안정의 골자라는 데 공감을 주셨다"며 "(당정은) 당연히 공식 협의 채널이고, 가동돼야 우리가 지원, 협력을 드릴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날 회동에서 김건희여사특검법과 내란특별검사법 등 거부권 행사가 논의됐는지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박 원내대변인은 "구체적인 건에 대해서 논의하는 자리는 아니었다"며 "당이 수습되는 즉시 당정에 대한 요청을 드린 만큼 공식 채널을 통해 요청할 듯하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 입장에서 권 원내대표와의 만남은 '집권여당'에 힘을 싣는 목적보다는 국정 안정을 위해 정치권과 소통하는 데 더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권한대행 측 관계자는 "조속한 국정 안정을 위해서는 국회 및 여야 정치권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기 때문에 만남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