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엔 "간 작아", 윤석열엔 "국정운영이란"... 명태균 옥중 편지

입력
2024.12.06 00:10
明 고소한 吳에 "자업자득... 증거 제출" 경고
'계엄 후폭풍' 尹엔 훈수... "대역죄인" 사과도


오세훈 시장은 간이 작아서 쫄아서 헛발질한 것 같다. 자업자득이다. 안타깝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옥중 메시지-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지 이틀 만에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옥중 메시지'를 전했다. 윤 대통령에게는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훈수를두기도 했다.

명씨의 법률대리인 여태형·남상권 변호사는 5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조사 전 명씨와 접견하면서 그가 불러준 내용을 글로 받아 적었다"며 명씨의 말을 옮겼다. 명씨의 메시지는 각각 오 시장과 윤 대통령을 향한 것이었다.

오 시장에게는 자신을 고소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데 대해 "고소를 하면 증거 자료를 다 제출하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오 시장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거짓을 조작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행위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명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이번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 등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명씨는 오 시장을 향해 "간이 작아서, 쫄아서 헛발질한 것 같다. 자업자득"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정치 생명은 험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을 향해선 상대적으로 긴 문장을 남겼다. 명씨는 '윤석열 대통령께 올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단단한 콘크리트는 질 좋은 시멘트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모난 자갈과 거친 모래를 각종 상황에 따라 비율대로 잘 섞어야 만들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게 바로 국정운영입니다!! 대역죄인 명태균 올림"이라는 문구로 끝냈다.

명씨는 비유적 표현에 대한 의미도 첨언했다고 한다. 여 변호사는 "질 좋은 시멘트는 윤 대통령 지지자와 아첨꾼, 모난 자갈과 거친 모래는 각각 야당 정치인과 윤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이어 "'좋은 얘기하는 분, 듣기 싫은 소리를 하는 분도 있는데 그걸 균형 있게 잘 들어서 국정 운영을 잘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대역죄인' 표현은 "윤 대통령 부부에게는 항상 부채 의식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이라며 "계엄 이후에 명씨의 입장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것에 대한 답변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명씨 측은 이날 창원지법에 '무릎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보석신청서를 냈다.

강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