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내란 등 혐의 사건을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다고 보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5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심 총장은 전날 윤 대통령 등이 내란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사건에 대한 법리검토를 마치고 검찰의 수사 개시가 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비상계엄 선포로 혼란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선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이 시급하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찬규)에 사건을 배당하고 윤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를 지시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내란죄는 검찰의 직접 수사 개시 범죄로 규정돼 있지 않다. 검찰은 직접 수사가 가능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수사에 착수한 뒤 '관련 범죄'로 내란 혐의를 함께 들여다보기로 했다. 심 총장은 이날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내란죄와 직권남용 모두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냐'는 질문을 받고 "법령과 절차에 따라서 수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 뿐 아니라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도 전날부터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와 관련된 유사한 취지의 고발장이 접수돼 수사 주체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의당·노동당·녹색당 등 진보 3당과 개혁신당은 전날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등을 내란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고발했다.
경찰도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국 안보수사단에 사건을 배당한 뒤 김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요청하는 등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을 비롯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 총장, 여인형 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에 대해 내란죄 혐의로 국가수사본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