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장 진출은 '지역 확장' 아닌 '해외 창업'... 정부 지원 필요"[코라시아포럼 2024]

입력
2024.11.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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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이 닥터나우 일본법인장

"일본 시장 진출은 단순히 해외 지역에 대한 확장이 아니라, 해외 창업이라는 관점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

최근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2월 일본 비대면 진료 및 약 배달 시장에 진출한 원격의료 플랫폼 '닥터나우'가 대표적이다. 닥터나우는 일본 국민의 연간 진료 건수인 16억 건을 빠르게 온라인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주이 닥터나우 일본법인장은 26일 '한일수교 60주년 특별기획: 새로운 비전, 상호이익의 모색'을 주제로 일본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열린 한국일보‧코리아타임스 주최 '2024 코라시아포럼'에서 일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 스타트업에 "한국에서 성공한 전략들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일본 시장만의 독특한 환경에 맞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법인장은 구체적으로 일본 시장 사전조사를 필수 요소로 꼽았다. 그는 "일본 소비자의 특성과 현지 시장의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다면 초기 진입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일본은 법적 규제가 세부적이고 복잡한 경우가 많기에, 시장에 진입하고 비즈니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큰 장벽에 부딪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닥터나우는 일본 정부가 1월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 관련 규제를 전면 폐지하면서 시장 진출을 결심했다.

제품과 서비스의 현지화도 강조했다. 이 법인장은 "일본 소비자는 제품의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다"면서 "일본 현지의 문화와 소비 습관에 적합하도록 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은 다른 시장에 비해 소비자가 새로운 브랜드나 서비스를 수용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높은 마케팅 비용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진출을 위한 마케팅이나 세무, 노무, 법률 등의 지원이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면 현지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법인장은 일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일본이 한국보다 스타트업을 하기가 어려운 나라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며 "앞으로 글로벌 기업 등을 포함해서 일본 시장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도쿄=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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