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금지 결정에 불만을 품고 연인관계였던 여성의 집에 불을 질러 살해한 60대에게 법원이 “장기간 사회에 격리할 필요가 있다”며 중형을 선고했다.
수원지법 형사14부(부장 고권홍)는 2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등), 현주건조물방화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64)씨에게 검찰 구형령과 같은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상해죄로 고소한 뒤 피고인에 대한 피해자 주거지 금지 조치를 한데 대한 보복의 목적으로 집에 불을 질러 피해자를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해 사망하게 했다”며 “피고인의 범행으로 평온하게 지내던 피해자는 심한 고통 속에 숨졌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 주거지에 접근하면 안 된다는 안내를 받고도 분노감에 거리낌 없이 피해자 집에 들어가는 등 극단적으로 법을 경시했다”며 “진지하게 반성하거나 피해자 유족 등을 위해 별다른 피해 회복 노력도 하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검찰의 전자장치 부착 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형 집행 종료 후 예상되는 피고인의 나이, 다시 살인을 저지를 만큼 높은 정도의 폭력 성향을 보인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올해 5월 9일 화성시 소재 B씨 주거지인 단독주택에 불을 질러 당시 건물 안에 있던 피해자 B씨를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