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와 충남도가 통합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특별법 제정 등을 거쳐 2026년 7월 통합 자치단체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이 21일 대전 중구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충남 통합 지방자치단체 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채택·발표했다. 양 시도는 선언문에서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과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선 같은 역사와 공동체 의식을 가진 양 시도의 행정구역 통합을 추진,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광역경제생활권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두 지자체가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1989년 대전시가 직할시로 승격하면서 충남에서 분리된 지 35년 만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우선 ‘행정구역통합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민관협의체를 통해 통합 지방자치단체 명칭과 청사 위치, 기능과 특례 등 쟁점 사항을 논의하고 통합에 필요한 특별법을 마련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중 시도 의회와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법 제정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후 실무적 통합 절차를 진행해 2026년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출범하기로 했다. 최근 행정통합 작업을 하고 있는 대구시·경북도와 같은 방식이다. 통합자치단체는 국가 사무 재정을 넘겨받은 뒤 연방제국가의 주(州)에 준하는 실질적 권한과 기능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이 시장은 "오늘 세계로 도약하는 충청도가 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모든 걸 내려놓고 통합 과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양 시도가 통합하면 대한민국 미래 성장축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대전과 충남이 통합하면 인구 358만 명으로 전국 3위의 광역단체가 된다. 재정규모(17조3,439억 원)와 지역 내 총생산(191조6,000억 원) 등 각종 지표도 전국 3위권에 오르고, 수출과 무역수지는 1, 2위권으로 뛰어오른다. 통합을 통해 국내 2위, 세계 60위권의 경제력을 갖춘 광역경제생활권으로 자리 잡겠다는 것이 양 시도의 구상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무엇보다 현재 '충청메가시티'를 추진 중인 충청광역연합의 다른 축인 세종시와 충북도가 양 시도의 선제적 통합 추진에 우호적이지 않다. 충청광역연합은 다음 달 출범 예정이다. 충북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행정통합은 객관적 정당성 입증과 주민과의 심도 있는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며 "12월 출범하는 충청광역연합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4개 시도의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차기 지방선거 전까지 통합 절차를 마무리하기엔 시간적으로 촉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시장과 김 지사는 이날 "통합만 된다면 모든 걸 내려놓을 준비가 돼 있다. 통합이 이뤄지면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