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자원을 활용한 로컬 브랜딩의 성공적 사례, 로브콜

입력
2024.11.20 14:00

편집자주

600만 소상공인 시대, 소상공인의 삶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우리가 관심을 두지 않거나 지금까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그 지역을 활성화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로브콜은 매실과 오미자를 활용해 로컬 브랜드를 만든 소상공인 기업이다. 로브콜의 브랜드 스토리와 향후 목표에 대해 질문했다.

회사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지역 농산물을 기반으로 설탕 0% ‘로우(Low)’ 푸드 브랜드를 개발하고 있는 로브콜입니다. 기존의 설탕 절임 방식 대신 프리미엄 등급의 스테비아, 에리트리톨을 활용해 만든 무설탕 매실액 스틱 ‘매실매실’과, 문경 오미자와 엘더베리, 히비스커스, 레드비트, 석류 등 이른바 레드 푸드를 활용해 만든 무설탕 오미자 액상스틱 ‘OMG’ 브랜드를 개발,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역 농산물을 기반으로 하는 로컬 브랜드로서 고민도 많을 것 같아요.

“우선 지역 자원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고객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하고 발굴하는 데 가장 신경 쓰고 있습니다. 단편적으로 인식돼 온 지역 자원의 의미와 스토리를 새롭게 바꿔 브랜드 개발 과정에 적용하고 있어요. 우리만의 관점으로 원작을 각색하는 거죠. 지역 농특산물을 고객 니즈에 맞춰 재해석해 더욱 가치있고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브랜드로 거듭나도록 ‘로컬 브랜드 디벨로퍼’의 고민과 전문성, 역량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홍보, 마케팅은 어떻게 전개하나요.

“먼저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 시장과 고객에 대한 초기 검증을 진행합니다. 그 이후에는 고객과 가장 빠르게 만날 수 있는 구매 접점을 확보해 나가며 1차 유통채널을 확대,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고객 라이프 스타일에 침투해 로컬 브랜드가 필요한 ‘TPO’를 떠올릴 수 있도록 콘텐츠 마케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마케팅 캠페인도 진행 중이고요.”

개업 후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을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하나의 장면이 있다면요?

“2024년 상반기를 결산하며 ‘작전타임, 하프타임’이라는 이름으로 마케팅 캠페인을 기획해 우리 브랜드를 응원하는 분들을 모시고 경북 문경에 다녀왔습니다. ‘작전타임, 하프타임’은 우리 브랜드의 메시지인 ‘소화’와 ‘회복’을 강조하는 마케팅 캠페인이었어요. ‘매실매실’ 브랜드로는 ‘상반기 동안 ‘소화’하지 못한 역할과 관계, 일을 잘 소화해 내자’라는 메시지를, ‘OMG’ 브랜드에서는 ‘그를 통해 하반기를 잘 보낼 수 있는 ‘회복’의 시간을 갖자’는 메시지를 투영했죠.

이 밖에도 우리 브랜드와 팬들을 잇고, 로컬과 세대를 잇는 로컬 활성화 프로그램으로서의 역할도 해냈다는 평가입니다. 우리 모집 정원의 6배가 넘는 신청이 들어왔고, 문경에 처음 방문하는 분들도 많았어요. 지역 자원을 갖고 F&B 브랜드를 전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로컬을 경험하고 거기에서 매력을 느끼고, 이 경험을 바이럴할 수 있는 단초가 된 캠페인이었습니다.”

사업 아이템으로 매실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개발과정은 어땠나요?

“만성 소화 불량을 겪어왔어요. 소화가 잘 안될 땐 꼭 매실액을 먹습니다. 하지만 시중엔 항상 설탕에 절인 매실액 뿐이더라고요. 당 걱정 없이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무설탕 매실액을 개발해보자는 생각에서 아이템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그 후 전국 팔도 매실 농가, 누적 거리 8,400㎞ 이상을 돌아다니며 200번 이상의 샘플링, 시음을 거친 후에서야 첫 브랜드인 ‘매실매실’을 론칭할 수 있었습니다. 이 가치를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농업정책보험금융원장상, 텀블벅 차 음료 카테고리 1위 등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어요.”

창업 전에는 무슨 일을 했나요?

“창업 전엔 F&B 브랜드 마케터와 미디어커머스 이너뷰티 브랜드 마케터였어요. 매실이 비인기 과실이라는 편견이 가장 힘들었지만, 지금은 ‘매실’하면 우리 ‘매실매실’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말씀해주시는 팬들 덕분에 하루하루 더 열심히 브랜드의 가치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장기적으로는 현재 매실, 오미자는 물론 아직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지역의 자원들을 브랜드로 만들고 싶습니다. 국내에도 전개중인 일본 ‘D&DEPARTMENT’처럼 지역의 가치를 전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오프라인에선 편집숍을, 온라인에선 매거진과 콘텐츠를 생산하는 게 목표고요. 이를 위해선 지금 운영중인 ‘매실매실’과 ‘OMG’부터 고객 라이프 스타일에 녹아들 수 있도록 맞춤형 마케팅이 필수적일 거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자체적인 마케팅 캠페인 기획, 운영은 물론 비슷한 방향성의 브랜드와 서비스와 협업을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지역과의 연결성을 중심에 두고, 가치있는 로컬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우리 로브콜에 러브콜을 많이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장은진 창업 컨설턴트 ari.maroon.c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