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측이 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로 인한 피해 금액이 수십억 원대에 달한다고 공개한 데 대해 총학생회가 추정 근거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총학 측이 학교 측의 피해 금액 공개는 "학생들을 겁박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는 가운데, 실제 동덕여대 학생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온라인상에서 손해배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대학본부가 피해 금액이 24억~54억 원 정도라고 발표했는데, 30억 원 정도나 차이가 나는 것을 보면 객관적인 지표로 판단한 것이 맞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학교가) 연속적으로 피해 금액을 공개하는 것은 학생들을 겁주고 압박하려는 행동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근거로 추산했으면 (최소~최대금액 간) 범위가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동덕여대 대학 본부는 지난 15일 학교 홈페이지에 "학내 사태로 인한 피해 금액 현황을 언론 요청에 의해 알려드린다"며 추정 피해액이 24억여 원에서 54억여 원에 달한다고 공개했다. 이보다 앞서 총학생회 측에 취소된 취업박람회 피해 보상 비용이 3억3,000여만 원이라는 외부 업체의 견적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학교 측은 이날도 홈페이지에 '동덕 구성원 피해사례 신고접수 안내' 글을 올리며 피해 신고서 양식을 공지해, 피해 사례를 추가로 수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앞서 공개한 피해 금액은 추정치이고, 수업 거부나 교수 연구실 진입 방해 등과 같은 구체적 사례를 모으겠다는 것이다.
반면 총학생회는 재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한 남녀공학 전환 찬반 투표를 예고했다. 최 회장은 "대학 본부가 (공학 전환 반대가) 전체 학생의 의견이 맞느냐고 의구심을 표했다"며 "객관적이고 정확한 과정을 거쳐서 대학 본부에 학생들의 의견이 이렇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총학생회는 20일 오후 2시 공학 전환 관련 학생총회를 열겠다고 공지했다.
학교의 피해 금액 추정치 공개 후 포털사이트 등에는 최근 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추정되는 학생들이 법적 책임과 손해배상 책임 등에 불안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전날 포털사이트 네이버 지식인에는 "대학생인데 제가 이번에 학교 흉상을 나무 방망이로 쳤고, 학교 건물에 '락카칠'을 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흉상이 단단해서 금도 안 갔는데 뉴스에서 제가 방망이질한 것을 몰래 찍었다. 학교에서 제 신상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퇴학당하거나 강제로 휴학당할 것으로 보나. 너무 막막하다"라고 말했다. 또 "피해금이 54억 원이라 전부 학생들에게 (책임을) 묻는다던데, 저도 같이 내야 하냐"고 물었다.
이 글에 학교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내용상 동덕여대 사태 관련 글로 짐작된다. 연합뉴스TV는 얼마 전 한 여학생이 동덕여대 설립자 동상을 방망이로 내리치는 모습을 보도한 바 있다.
같은 사이트에는 이외에도 "만약 기물이 파손됐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면, 학생회에 소속됐다는 이유만으로 제가 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 배상해야 할 책임이 있느냐", "저는 뒤에서 플래카드만 들고 아무것도 안 했는데 저도 배상 책임이 있느냐" 등의 질문이 잇따랐다.